09. 총구 앞의 흰 셔츠

고야-1808년 5월 3일

byJUNI KANG

하루 전에는 저항하던 시민들이, 하루 뒤 총구 앞에 세워졌다

[작품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스페인)

작품명: 1808년 5월 3일 (The Third of May 1808 / El 3 de mayo en Madrid o “Los fusilamientos”, 1814)

기법: 캔버스에 유채, 크기: 268 × 347cm

소장처: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El_tres_de_mayo_de_1808_en_Madrid.jpgFrancisco Goya, The Third of May 1808, 1814 출처: Wikimedia Commons


이 그림은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 그려진 그림이 아닙니다.

고야가 이 장면을 캔버스에 옮긴 것은 1814년이었습니다.

1808년 5월의 총살이 있고 나서 6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 6년 동안 스페인은 프랑스 점령과 전쟁, 왕의 귀환, 정치적 배신과 복수를 모두 겪었습니다. 고야도 그 시간을 통과했습니다.


그는 스페인의 궁정화가였습니다.

왕과 귀족을 그리던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프랑스군이 마드리드를 점령한 시기에도 그는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왕이 바뀌고, 깃발이 바뀌고, 충성의 대상이 바뀌는 동안 그는 계속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니 1814년에 이 장면을 다시 꺼냈다는 것은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고야 자신이 지나온 어두운 시간에 대한 증언이기도 했습니다.


사건은 1808년 5월 2일에 시작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스페인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마드리드 시민들은 프랑스군이 스페인 왕실 사람들을 데려가려 한다는 소식에 분노했습니다.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제대로 된 무기도 없었습니다. 칼, 몽둥이, 낫, 손에 잡히는 것을 들고 프랑스군에 맞섰습니다.


고야는 이 장면을 따로 그렸습니다.

바로 <1808년 5월 2일>이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Goya_-_Second_of_May_1808.jpgGoya - Second of May 1808 출처: Wikimedia Commons


그 그림에서는 사람들이 말에 올라탄 프랑스군에게 달려듭니다. 거리에는 몸싸움과 피와 분노가 뒤엉켜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 장면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5월 2일에는 시민들이 달려들었습니다.

5월 3일에는 시민들이 끌려 나왔습니다.

하루 전의 저항이, 하루 뒤에는 처형장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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