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깼다.
시계를 본다.
8:00이라고 보인다.
지금은 아침일까? 저녁일까?
그리고 오늘은 며칠일까?
나는 얼마나 잠을 잤을까?
암막커튼으로 인해
빛이 완벽하게 차단되어
방안에는 시계 빛 외에는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친 건
무서운 공포였다.
"만약 기억을 잃는다면..."
상상을 해본다.
내가 만약 하루살이 인생이라면...
'잠을 자고 나면 과거의 기억이 사라진다.'
영화에 나온 소재이기도 하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나는 잠을 자고 싶을까?
그리고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을까?
내 기억력이 눈을 떠 있는 하루만 기억한다.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뒷산에 친구와 함께 뛰어놀던
그 기억이 모두 다 사라진다.
결혼식날 그 행복했던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
부모님이 사주신 첫 휴대폰 구매의 기억 등
나에게 행복했던 기억이 사라진다.
만약 이런 일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가족도 매일마다 새로운 사람이고,
내가 살고 있는 집도 새로운 곳이 되고,
내가 먹는 식사도 매일 새롭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그런 일상에서 모든 게 새로워진다.
이게 어떻게 보면 장점이 될 수는 있지만
하루하루가 무섭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억...
소중하고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
하루를 돌아보면 모든 게 다 힘들고,
모든 게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하루를 보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전달하고,
사랑을 전달하고, 감사를 전달하면서
가벼운 미소와 함께 웃음으로 마무리한다면
그게 바로 하루의 만족이 아닐까?
하루의 아침은 새롭게 기억이 된다 해도
하루의 저녁은 행복한 기억이 되지 않을까?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
오늘은 왠지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