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상상해 본다.
시원한 물이 내려온다.
그 시원한 물이 되어 여행을 떠나보자.
혼자가 아닌 여러 친구들과 같이...
돌을 만나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돌과 돌 사이를 지나면서
잠시 제자리에서 맴맴 돌기도 한다.
친구와 같이 손을 잡고 내려오다가
바로 앞 장애물을 만나 잠시 손을 놓는다.
장애물을 지나 다시 만나 손을 잡기도 한다.
작은 물고기가 뻐끔뻐끔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지만
이내 수영을 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주변을 돌아본다.
초록빛이 화려한 풀 숲을 지나
높고 높은 직벽의 돌 벽이 보인다.
수박을 반으로 자르듯
누군가가 반듯하게 반을 잘라 놓은 것 같다.
그 절벽에 떨어질 듯 가만히 서 있는
작은 나무 한그루는
절벽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는다.
저 멀리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뜨거운 태양아래 얼굴은
붉다 못해 검게 타 오른 건강미가 느껴진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빠르게 나려 왔지만
이제는 평평한 곳을 만나
여유를 부리면서 주변도 돌어보고,
나들이를 나온 듯 천천히 바라본다.
하나씩 또 하나씩 주변의 친구들은
지친 듯 힘들어하다가도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니 다시 일어난다.
혼자서 할 수 없다면 같이 하면 할 수 있다.
마지막 종착지를 향해 또다시 힘을 내 본다.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상상하며
물이 되어봤지만,
이건 우리네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장애물을 만나고
그걸 넘어보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힘이 들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고 한다.
혼자 태어나서 혼자 돌아가지만,
세상에 태어난 것도 돌아가는 것도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태어날 수 있었고,
돌아가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세상과의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산에서 시작해서 내려온 계곡 물처럼
인생은 또 그렇게 흘러 목적지가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는다.
그 경험이 목적지에 다가왔을 때
자신이 걸어온 하나의 발자취가 되는 것이다.
그 걸어온 길은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내리막을 만나 쉽게 내려오는
물줄기와 같이 편안하기도 하다.
삶이란 한 가지 길만 있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면 앞으로의 남은 길은
희망과 기대만 남게 되지 않을까
조용히 생각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