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한마디, 그리고 새로운 경험

by주아

"당신, 오늘 왜 이렇게 TV를 많이 봐?"
어제저녁 아내의 한마디였다.

아내의 말을 생각하며 하루의 기억을 되살려보니
오후 2시경부터 오후 10시까지
식탁에 앉아 화장실 가는 시간과
잠깐의 통화,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 순간 뭔지 모르는 전율이 흘렀다.
TV는 다른 말로 '바보상자'라는 말도 있다.
순간 내가 TV에 의해 바보가 된 듯 느껴졌다.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했는지
그 안에서 내가 찾은 재미는 무엇이며,
내 머릿속에 남은 기억은 무엇일까?

그동안 내가 TV에만 빠져있던 날이 있었나?
어제의 하루를 되돌아봤던 나에게
지난날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아무리 기억을 되찾고 돌아봐도 TV를 그냥
한자리에서 그렇게 길게 시청했던 기억은 없다.

과연 어제 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아내는 나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느꼈고, 무엇이 궁금했을까?

누군가는 시간을
너무 허무하게 보냈다고 말을 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하루를
잘 쉬었다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궁금한 하루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나의 모습이 아닌
숨겨있던 나의 모습을 보게 되어
"왜?"라는 한 글자만 머릿속에서 맴돈다.

과거 등산을 하던 내 모습을 생각해 본다.
목적지를 정하고, 목적지를 향한 경로를
내비게이션은 아니지만 예상해 본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주변을 구경하며 발걸음을 시작한다.

예상했던 경로가 아닌 다른 길로 이동을 한다.
그 이유는 노랗고 붉게 물든 낙엽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지쳐 휴식이 나를 부른다.
그때는 나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다.

이처럼 어제의 나는 휴식이 필요했을까?
아니면 TV에서 나를 이끄는 어떤 힘이 있었을까?
뭔지 모르는 이 신기한 경험과 묘한 느낌,
난 아내의 한마디에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똑같은 24시간, 다른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