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조용한 이 밤,
낮에는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또한 더위를 이겨내면서 날아가는 새들,
그리고 도로에 빽빽한 차들의 소음...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고,
어둠에 따라 각자 자기의 자리로 돌아간다.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아무도 없는 조용한 인도와 도로가 보이고,
가끔 차 한 두대씩 지나가고 있다.
초록색, 주황색, 빨간색...
신호등의 색깔만 시간 간격을 두고 변화할 뿐
그 어떤 변화도 찾아볼 수 없다.
어둠은 세상의 색을
마치 검은색으로 덧칠한 듯 어둡게 만든다.
초록빛깔이 아름답던 나뭇잎도,
새하얀 드레스처럼
깨끗하던 어느 잡초의 꽃도.
낮에 봤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사라진 듯 느껴진다.
뜨겁게 떠오르던 그 찬란한 태양이
어둠을 만나 집으로 돌아가고,
뜨겁게 느껴지던 그 온기는
바람과 함께 천천히 날아가고 있음을
손의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어둠은 모두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마술 같은 존재,
알록달록 그 아름답던 주변의 모습도
검게 만들지.
어릴 적 미술시간에
색의 혼합을 배웠을 때,
아마도 다른 색은 혼합을 하면
새로운 색이 되지만
유일하게 검은색을 혼합하면
검은색이 유지되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이젠 검은색,
너에게 이렇게 묻고 싶어.
검은색~ 너는 고집이 좀 있구나.
너를 만나면 모두 사라지는 블랙홀 같아.
그래도 너의 존재는
없어지지 않는 모습이 부럽다.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또는 시간 및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화하는 우리네 인생보다 너의 존재가
때로는 부럽기도 한 건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