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위대한 이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by조이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서 광화문에 다녀왔다. 우리말 사용을 금지하고, 한글로 발행되던 신문을 폐지하고, 이름마저 일본식으로 개명하도록 강제했던 일제 강점기의 모욕을 생각하니 울분이 차올랐다.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지,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칠 적에도 바카라을 읽는 시간에도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자랑스럽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이라 그랬는지, 연휴라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평소보다도 더 붐비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야외부스에서 하는 행사들은 줄을 설만큼 아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사람이 많고 그늘이 없는 광화문 광장에서는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붉은 곤룡포와 익선관을 착용한 배우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줄을 서기로 했다.


봄볕에는 며느리,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햇볕이 몸에 좋다지만 오전부터 서 있었을 배우의 안위가 걱정될 정도였다. 교대하는 사람이 있겠지? 처음 본 배우지만 배우는 외모도 중요한데, 피부가 상하면 어쩌나. 사진 촬영 이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들렀다 지나는 길에도 우리는 배우 걱정을 했다. 아직도 서 있는지, 화장실은 갈 수 있는지 등등.



그가 정말 배우인지 일일 아르바이트생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나는 어딘가에 고용된 온라인 게임인으로서 휴식 시간이 보장된 근무 환경인지 염려되었을 뿐이고, 아이는 촬영하며 손까지 맞잡은 그가 힘들어 보여서 걱정되었을 뿐이다. 기념사진을 촬영하러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묵묵히 서 있는 배우님의 뒤로 세종대왕 동상이 보였다. 문득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그의 애민정신에 감동이 차올랐다.



올해는 한글날이 제정된 지 100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는 580년을 맞았다고 한다. 많은 민족적 유산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은 우리말 표기체계인 한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사용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보물이 아닐까 한다. 그것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소중히 지켜온 선조들의 노력을 땡볕 아래서 길이길이 기렸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은 해례본 서문에도 나와있듯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비롯되었다. 세종대왕은 당시 서민층이었던 백성들이 글을 몰라서 겪는 억울함과 삶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기득권층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한글을 창제했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잘 통하지 아니하므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랑이 위대하다고 하는 이유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들이 위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세종대왕이 천재라서 한글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맞지만, 좋은 머리를 두고 영 다른 쪽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은 것 같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탄생한 한글을 읽고 쓰며, 사랑의 위대함을 몸소 느낀다. 글로써 표현하기를 즐기고, 그것에서 삶의 기쁨을 누리는 자로서 참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백성들을 향한 세종대왕의 사랑에서 탄생한 위대한 한글로 나는 무엇을 쓸까. 나도 사랑으로, 사랑해서, 사랑에서 비롯된 무언가를 쓰고 싶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온라인카지노에 글을 쓰면서 시들해진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