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연속 꿈을 꿨다. 보통은 잊고 마는데, 제미나이에 검색해 볼 정도로 세 번의 꿈 모두 생생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잔상이 강했다.
1. 시체를 포 뜨는 꿈(10/12)
내가 죽어 있고, 내가 나의 시체를 칼로 도려내는 상황이었다. 마치 회를 뜨듯 정교하게 포를 뜨는 상황. 현실이라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꿈속에서는 엄청나게 끔찍하다거나 무섭지는 않았다. 옆에서 지도하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배우고 실습하면서 신기하고 긴장된 기분에 가까웠다.
(제미나이가 해석한 결과)
• 뜻하지 않은 큰돈이 들어오거나, 진행 중인 계약, 프로젝트, 사업 등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결과가 배분될 징조입니다.
• 타인의 도움 없이 오롯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큰 재물을 모으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게 됨을 뜻합니다.
• 꿈에서 자신의 시체는 '과거의 나' 또는 '내가 끝마친 일'을 상징합니다. 그것을 훼손하거나 해체하는 것은 과거의 낡은 모습, 단점, 스트레스 등을 완전히 청산하고 새로운 신분이나 환경으로 새롭게 태어남(재생)을 의미하는 심리적 투영이기도 합니다.
2. 오토바이가 방 안에 들어온 꿈(10/13)
예전에 부모님과 살던 집, 엄마와 같이 자고 있던 방에 갑자기 오토바이가 들어왔다. 낡은 오토바이가 시동이 걸린 채 놓여있고, 한쪽 벽면은 길과 통하도록 뚫려 있는 상황. 그때의 감정은 황당 그 자체였다. 더 황당했던 건 그 와중에도 엄마가 깨지 않고 주무시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오토바이는 칠이 벗겨져있고 연식이 오래되어 보였다. 게다가 시동이 걸린 상태니 분명 누가 타던 건데 주인은 어디 갔지? 의아해하며 깨어났다.
(제미나이가 해석한 결과)
•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꿈은 과거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새로운 변화나 강력한 추진력이 생길 것임을 암시하는 긍정적인 꿈입니다.
• 사람은 없고 오토바이만 덩그러니 방 안으로 들어와 황당하고 놀라셨다면, 이는 예상치 못한 강력한 기회나 변화가 내 개인적인 영역(방)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왔음을 의미합니다.
• 운전자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의 강요나 타인의 개입 없이, 나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일거리, 재물, 혹은 권리가 생김을 뜻합니다. 경쟁 없이 어떤 이권이나 성과를 독점하게 될 수 있습니다.
• 꿈에서의 황당하고 놀란 감정은 현실에서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은근한 불안감이나 준비가 덜 된 상태를 반영합니다. 좋은 기회가 와도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낯설겠지만, 오토바이가 방을 부수거나 다치게 한 게 아니라면 결국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 오토바이가 들어왔음에도 어머니가 깨지 않고 자고 계셨다면, 이 꿈의 메시지는 어머니(가족) 보다는 철저히 '나'에게 집중된 상황임을 뜻합니다. 현실에서 내가 겪을 변화나 도전에 대해 부모님이 크게 간섭하지 않거나, 혹은 내가 부모님 몰래 비밀리 준비하는 일이 있음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 시동이 켜져 있다는 것은 "언제든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현실에서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졌거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뛰어들 수 있는 타이밍이 다가왔음을 뜻합니다.
• 완전히 새것이 아닌 '낡은' 오토바이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일, 나에게 익숙한 분야, 혹은 오래된 인연이나 유산을 상징합니다. 완전히 생소한 일이 아니라, 내가 기존에 알던 분야나 과거의 경험을 발판 삼아 추진하게 될 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 꿈은 부모님의 그늘(집, 어머니의 방) 안에서 평온하게 안주하던 나에게, "이제는 네가 시동이 걸린 이 오토바이를 타고 밖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라고 알려주는 계시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오토바이가 낡았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익숙하거나 다루기 만만한 기회일 수 있으니, 황당함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그 시동 걸린 기회를 잡아보셔도 좋습니다. 어머니가 깨지 않으신 것처럼, 이 변화는 온전히 나의 몫이자 나의 선택입니다.
3. 남편이 바람피우겠다고 말하는 꿈(10/14)
남편이 스무 살에 가까운 여자와 다른 살림을 차리겠다고 했다. 내가 먼저 죽게 되어 재혼하겠다는 상황도 아니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눈 감고 잠든 꿈 속에서도!), 얼른 그 말을 취소하라고 해도 빙글빙글 웃으며 절대 취소하지 않는 남편이 너무너무 미웠다.
(제미나이가 해석한 결과)
• 남편을 잃을까 두렵거나, 최근 남편과의 정서적 거리감·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때 자주 꿉니다.
• 남편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비교하는 마음이 투영된 것일 수 있습니다.
• 반대로 남편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경이 그만큼 집중되어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 전통적인 해몽에서는 부부 사이가 오히려 더 돈독해지거나 남편에게 좋은 일(승진, 사업 번창 등)이 생기는 길몽으로 보기도 합니다.
• 새로운 환경, 온라인 게임의 변화, 혹은 집안의 재정적 안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4. 문학상 공모전 결과의 현실(10/15)
그리고 오늘, 지원했던 문학상 공모전 결과가 발표되었다. 꿈 해석을 읽고 가장 먼저 찾아본 건 8월에 지원했던 공모전의 결과 발표 일정이었다. 10월 중순에 발표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꿈 해몽과 딱 맞아떨어지는 시기라 내심 기대를 했다. 그리고 오늘 매일신문에 발표된 결과, 내 작품은 추천작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아!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며칠간 혼자 가슴이 콩콩대고 행복했다.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조차 이런 꿈을 꾸었노라 말하지 않고서. 나보다도 김칫국을 한 사발 들이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부풀고 부풀다가 터져버리는 풍선껌처럼 한껏 기대하고 크게 실망하는 남편과는 달리, 나는 실망할까 봐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 내가 제미나이의 해몽 덕분에 참 행복했다.
신앙인으로서 미신적인 요소를 경계하지만 요셉이 꿨던 꿈이 생각나서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다. 올바른 해몽인지는 몰라도. 기대했던 당장의 현실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잘못된 해몽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건 같다.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소망이 있는 한. 그리고 좋은 일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꿈꿀 수 있는 날들이 나를 살게 한다.
가지 않은 곳은 모두 미래다.
그날 만나지 못했던 그 사람도.
읽지 않은 그 바카라의 몇 페이지도.
-이문재 시인, 《샹그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