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총정리', 안 할 다짐

산티아고 순례길 : 프랑스길 800km를 되돌아보며

byDK
순례길 1일차, 피레네 산맥을 넘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지 1년 반이 지났다.

아직도 내가 말끝마다 '우리 산티아고 걸을 때 말야..'라고 하는 것을 두고 아내는 웃는다.

나 때문에 갔다고 해놓고 여전히 산티아고 걷고 있는 건 당신이네, 라며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를 한쪽 화면에 켜 두었다면

멀티 화면의 다른 하나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2025년 5월을 켜 두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산티아고 쪽 화면이 좀 작아지고 있긴 하지만...

산티아고 프랑스길 첫날의 스탬프들. 2025년 4월 22일이 생장 등록, 23일이 1일차다.


어떻게 가게 됐는지, 가서 어땠는지 이런 것은 차치하고

내가 그 정도로 산티아고에 몰입된 데 비해서는

산티아고 관련 글을 참 안 쓰는 편이다.


어제 문득,

아니 그저께 저녁부터 두 개의 짧은 글을 온라인카지노에 올리고 나니,

내가 어떤 바카라임감을 가지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총정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나, 싶다.


그렇군. (또는, '그런가?')

총정리를 안 하겠다고 작심하는 것이

짧은 몇 개라도 산티아고를 글로 기록하거나

산티아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글로 소통하는 길을 열어 줄 것 같아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하겠다'도 일단은 제외.

'그래서 다시 산티아고를 돌이켜보니'도 오늘은 자제.

오늘은 여기까지 쓰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이

여전히 가끔은 꿈에서도 걷는 산티아고 800km를

한 번이라도 더 내 글의 소재로 삼을 여지를 주는 게 아닐까 싶다.

팜플로나 가는 길의 음식점에 걸려 있던 글. '다른 길은 없어!'


그리고 또 하나.

'총정리하려는 부담'에 더해

온라인카지노라면 글줄이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분량부담도 덜어내는 게

나 하나 살리고,

글 하나 살리는 길이 아닐까 싶어졌다.


p.s.

양해 말씀 : 진짜로 산티아고를 제대로 정리해 보려고, 온라인카지노북 형태로 다시 시작합니다. 이미 썼던 글의 주소를 옮길 수는 없는 시스템이어서, 팜플로나까지(ㅜㅜ) 썼던 글을 복붙 해서 다시 연재하오니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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