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나는 세상과 타인을 향해 날카로운 말을 품고 살았다.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가르고, 부당하다고 느끼면 참지 않고 입을 여는 것을 소신이라 믿었다. 내 주장이 선명할수록, 논리가 분명할수록 나는 더 정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의 어느 날이었다. 전공 수업의 실험 실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조교가 앞에 서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내 귀에는 그 말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상황을 모면하려는 변명인지도 알 수 없었다. 불편함과 불쾌감이 치밀었고,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쏘아붙였다.
“지금 이 상황을 애써 합리화하려는 것 아닙니까?”
말이 떨어지자 강의실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수업이 끝난 뒤 동기들은 아무리 답답했어도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 그렇게까지 면박을 줄 필요가 있었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제야 내가 느낀 불편함뿐 아니라 그것을 표현한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충분히 살펴보기도 전에 내 감정을 앞세워 상대를 몰아세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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