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공유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박물관 로비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아이들을 인솔해 온 몇 안 되는 혼자 온 보호자였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다가도 그런 자리에 서면 문득 외로움이 밀려왔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혼자 있으면 말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 앞에서 적당한 표정을 짓거나 가면을 쓸 필요도 없었다. 모든 화의 근원은 입이라는 생각으로 되도록 말을 줄이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혼자인 편이 편했고, 어느새 혼자 있는 시간도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에게도 맞추지 않고 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편안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도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줄어들수록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감각도 조금씩 무뎌졌다. 많은 말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내 생각을 짧게 전하는 시간은 필요했다. 혼자가 편하다는 이유로 관계에서 멀어지다 보면, 편안함을 얻는 대신 세상과 연결되는 기회까지 줄어들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는 마음과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마음은 내 안에 함께 있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한 이유를 돌아볼 필요는 있었다. 내가 정말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인지, 사람 사이에서 겪을 불편함을 피하고 싶은 것인지. 어쩌면 두 마음이 뒤섞여 있는 것은 아닐까.
돌아보면 성찰은 이런 작은 의문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익숙한 감정이나 행동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그 안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일. 그 질문은 혼자 있는 시간에만 머물지 않았다. 일상에서 누군가를 마주하고 감정이 앞서는 순간에도, 나는 내 반응을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어느 평범한 아침, 둘째 아이의 방에 들어섰다. 바닥에는 전날 벗어 둔 옷가지들이 널려 있었다.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아이를 보자 짜증이 올라왔다.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잔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려 했다.
그 순간, 문득 멈췄다.
나는 아이에게 내 감정을 쏟아내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성숙한 감정 표현을 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어른의 감정이 그대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린 사람이 어떤 마음이 되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아이에게 같은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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