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ssassin(s), 2026
이 영화는 <1987>(2017) 같은 노선을 취한다. 한 명의 주인공이 극을 끝까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여러 인물이 바통을 넘겨받으며 결말로 나아가는 식이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1987>은 이미 그 결말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걸 관객이 모두 알고 있다. <서울의 봄>도 그랬다. 이 영화는 실패를 향해 나아간다. (이 영화와 <서울의 봄>은 같은 제작사에서 만들었다) 그 끝이 실패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힘있게 밀고 나아갈 것인가. 그것이 이런 영화에 있어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지 인물들이 바통을 넘겨받는 정도가 아니라, 그저 게임 속에서 한 임무를 진행하며 여러 NPC를 거쳐가는 모양새다. 허진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감독이지만, 여느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도 무리가 없을 배우들이 그렇게 한 순간 등장했다가 퇴장한다.
아쉬운 건, 이 영화가 다른 곳에서 가져야 했을 이야기를 진행하는 힘이 이 배우들의 이름값에서였다. 물론 사건을 수사하는 철구(유해진)와 재환(박해일), 영일(이민호)을 비롯한 동성일보 기자들의 이야기가 나란히 진행되며 긴장감을 형성하긴 했으나 한쪽은 무력했고, 다른 한쪽은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서 그쳤다. 모든 걸 복잡하게 꼬고, 무슨 방법론적으로 어려운 것보단 단순한 것이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유리할 수 있겠지만, 결국 이 영화는 어떤 한방도 보여주지 못한다.
아직도 전말이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이 주는 무력감은 어쩔 수 없으나, <살인의 추억>(2003)을 따라 한 것 같은 마지막 장면은 도무지...
#암살자(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배성우 엄지원 류혜영 #허진호 #영화
근데 왜 이 제작사는 이런 유의 영화를 허진호 감독에게 맡기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