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데렉 시버스"처럼 될 수 있을까?

여름휴가철 특집 / <우리온 DnL 스쿨 11기 - 5가지 특강 후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시리즈로 소식을 남깁니다. 2015년 통일부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우리온>에서 진행하는 "DnL School(Democracy and Leadership)" 11기에 선발되어 다른 남,북한 청년들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예정인 공저형태의 에세이 출간을 앞두고 5개의 주제(리더십/민주주의/시민슬롯/북한인권/체제전환)와 관련한 특강후기를 여러분들께 공유합니다.


세 번째 주제인 '시민슬롯' 관련 제가 평소 좋아하고 영감을 받은 한 슬롯운동가의 이야기를 슬롯복지사 관점에서 풀어냈습니다. 핵심 메세지(한반도 긍정적 변화)포함,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함께 보고 머리 맞대면 좋겠습니다!


https://woorion.org/posts/o7tn8pR



# 슬롯운동은 어떻게 시작되는걸까?


대학교 2학년 때로 기억한다. 데렉 시버스라는 슬롯 운동가의 TED영상을 처음 접한게. 어떤 계기였는지 15년이 넘은 현재로서는 잘 기억나지 않은다. 분명한 건, 수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내 뇌리에 남아 있다는 점이다.

출처: TED(자막켜고 보면 더 잘 이해된다. 번역 잘됐다.)

3분 남짓한 이 짧은 영상에 내가 원하는 "시민슬롯의 리더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적어도 난 그렇게 받아들였다.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자연스레 팔로워를 생성하는 팬덤의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TED 영상은 추가로 몇 개 더 있으니 시간되면 꼭 보길 권한다. 재밌다.

지난주였을거다. <디아스포라>와 관련하여 한 저명한 감독님이자 변호사님의 강연을 들었던 게. 그 분의 생생한 발자취를 가까이서 들으며 한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어떤 관점에서 그 분은 우리 시민슬롯의 리더로 보일까?'라고. 아무도 가지 않으려 했던, 관심조차 적었던 해당 분야에 대해 계속 길을 걷고 있는게 멋져보여서도 있다. 그러다보니 머릿속이 점차 복잡해진다. '그러게, 시민슬롯 리더는 정확히 뭐지?'


# 목적 없는 삶은 없다. 동기부여로서 때로는 이익에 따라


시민슬롯 리더로서의 원론적인 이야기는 생성형 Ai든 구글링이든 또는 2차문헌 등 언제 어디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기까지 안 가도 된다. 오랜 기간, 리더와 팔로워로서의 경험을 번갈아 한 나의 입장에서 풀어내도 충분하다. 한계는 있다. 애초에 정답이 없는 걸 정답으로 정하려다보니 그런듯 싶고. 주변에서 동조하든 부정하든 스스로의 신념과 확신이 시민슬롯 리더라 여긴다면 그게 맞다고 본다. 상대적이기도하고 누가 뭐라할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 들어서.


이유와 동기 또한 천차만별일 테다. 혹자는 사익으로 또 혹자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리더로서 역량을 펼치고 또 성장하고파서. 그것이 불러올 후폭풍과 결과에 대해서는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기에 계속 모니터링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방법 밖에 없다. 그것이 시민단체의 태동이자 숱한 역사 속 독재자든 부정축재자든 혁명가든 시대만상에 따른 다양한 리더들이 등장한게 아닌가 싶다. 선하고 올바른 것만이 시민슬롯 리더의 덕목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이기에 그렇다. 중립성과 바카라임감, 투명성 등 여러 요소 및 가치들을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시민슬롯 리더가 되기 위한 정도나 입시학원처럼 지름길 혹은 반복적인 노력 등을 통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후대의 평가에 따라 혹은 당대의 칭송과 업적 등을 기려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꼭 영웅적인 서사 혹은 신화적 인물로서 시민슬롯 리더는 묘사되어서도, 될 필요도 없다. 소시민들, 즉 서민 누구나 시민슬롯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기회는 존재한다.


기회라는 표현이 조금 불편하다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여기서의 기회는 오길 기다리는 수동적인면을 강조함이 아니다. 이미 주변에 둥둥 떠다니는, 얼른 알아채 잡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데렉 시버스의 영상에서도 나왔듯이 처음 혼자 춤을 춘 사람은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근데 그 사람 주변으로 한 두 명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모두가 동참하여 거대한 열광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암묵적으로 그는 이 현상의 리더이자 주최자, 대표가 된 셈이다. 알게 모르게 이미 우리는 시민슬롯 리더로서 활약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 나는 시민슬롯 리더라고 말할 수 있는가?


어디가서든 '슬롯복지사' 혹은 '슬롯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라 당당하게 말하고 다닌다. 정작 "시민슬롯 리더"라는 타이틀은 섣불리 앞에 못 붙이겠다. 애초에 살면서 시민슬롯 리더라고 스스로 여기거나 되겠다는 포부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더 그렇다. 오히려 공익 활동가, 링커(연결자)등의 얘기를 더 많이 듣는 편이다. 단어만 다를 뿐이지 암묵적으로 나도 시민슬롯 리더그룹에 속해있는 것인가? 자조섞인 질문을 이 글을 빌어 던진다.

Gemini_Generated_Image_hgy5behgy5behgy5.png출처: 제미나이

한반도의 긍정적 변화와 남북의 통일도 이와 결이 비슷하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힘도 어느 상황에서는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그 권력과 과업의 배분이 적절히 이뤄져 고루 실력과 목소리를 발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움직임이 후세에 오롯이 전해지도록 유지되고 계속 보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기 위한 공동체의 각성과 아낌없는 지원 및 정서적 지지, 관심은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꼭 리더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해도 이것만은 잊지 말자. 이끄는 사람만이 리더가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주체성과 상대성, <리더 포비아>를 고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