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설명되는 바카라 콘셉트 만들기

by김희영

발걸음이 멈추는 3초의 순간

서점 매대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다 문득 발걸음이 멈추는 자리가 있습니다.

수백 권의 신간이 뿜어내는 활자의 숲 속에서, 독자가 어떤 바카라 한 권에 시선을 던지고 손을 뻗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3초 남짓입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사람들은 바카라의 방대한 목차를 다 읽지 않습니다. 작가의 기나긴 약력을 꼼꼼히 살피지도 않죠.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낚아채고 손끝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표지의 띠지나 제목 언저리에 박혀 있는 ‘단 한 줄의 명쾌한 콘셉트’입니다.

그 한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의 머릿속에는 번개가 치듯 직관적인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 이 바카라은 지금 내 고민을 다루고 있구나.’

‘이 바카라을 읽고 나면 내가 저런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반면, 어떤 바카라은 제목을 보아도, 표지를 앞뒤로 돌려 읽어보아도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좋은 문장과 깊은 생각이 빽빽하게 담겨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세상에 명쾌하게 알리는 단 한 줄의 깃발이 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쓰려는 원고를 단 한 문장으로 명쾌하게 설명해 내지 못한다면, 그 바카라은 200페이지의 분량을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으로 채워 넣어도 독자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내 바카라의 본질을 벼려내어 세상의 시선을 단번에 멈추게 만드는 ‘한 줄 콘셉트의 공식’에 대해 깊이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바카라의 생명력은 희미해집니다

예비 작가님들에게 “쓰고 계신 바카라이 어떤 바카라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가장 흔하게 돌아오는 대답의 풍경이 있습니다.

"어… 제 인생의 여러 굽이를 돌아보는 에세이인데요. 온라인 게임에서 겪은 고단함도 들어 있고요, 중간에 퇴사하고 훌쩍 떠났던 여행지에서의 사색도 담겨 있어요. 그러면서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도 함께 이야기하고,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가치 있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자기계발적인 통찰까지 두루 담아보려고 해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작가님이 얼마나 자신의 원고를 아끼고, 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붓고 있는지가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깊은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냉정하게 말해, 이 설명은 ‘아직 이 바카라이 무엇에 관한 바카라인지 작가 스스로도 명확히 결단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찌개 하나를 끓이더라도 그것이 구수한 된장찌개인지, 얼큰한 김치찌개인지가 분명해야 손님이 숟가락을 듭니다. 온갖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다 털어 넣었다고 해서, 맛의 중심이 흐려진 국물을 손님이 반길 리 없습니다.

설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욕심을 덜어내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모든 것을 다 담으려는 바카라은 결국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한 바카라이 되고 맙니다.

강력한 바카라은 수많은 생각의 곁가지를 과감하게 쳐내고, 오직 남겨진 단 하나의 단단한 뼈대를 세상 앞에 당당하게 드러내는 바카라입니다. 단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는 콘셉트는 서점의 거친 매대 위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가슴을 관통하는 ‘한 줄 콘셉트’의 3요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 안의 복잡하고 방대한 이야기들을 단 한 줄의 명징한 문장으로 벼려낼 수 있을까요?

세상의 수많은 베스트셀러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를 분석해 보면, 그들의 한 줄 콘셉트 속에는 예외 없이 세 가지의 핵심 바퀴가 단단히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명확한 대상 (누구의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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