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콘셉트, 시장에서 통할까?

by김희영

열정의 온도가 식어가는 서늘한 아침


작업실 바카라상 앞에 앉아 밤새 씨름한 끝에 마침내 그럴듯한 한 줄 콘셉트를 완성했던 날의 기억이 있습니다.

"이거야말로 전에 없던 기막힌 아이디어야!"

"이 바카라이 세상에 나오기만 하면 수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읽을 거야!"

가슴이 터질 듯 뛰고, 온몸에 전율이 돋아 쉽게 잠들지 못하던 밤이었지요. 하지만 날이 밝고 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서 어젯밤 적어둔 문장을 다시 마주했을 때, 어김없이 서늘한 불안감이 발끝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곤 합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세상에서 통할까?’

‘나 혼자만 좋아서 흥분한 건 아닐까? 출판사 편집자들이나 서점의 독자들이 거들떠보기나 할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차가운 의심의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려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내 손으로 빚어낸 이야기이기에 작가 자신은 그 원고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가의 뜨거운 애정만으로는 냉정한 시장의 문을 열 수 없습니다.

내가 만든 콘셉트가 골방 안의 자화자찬에 머물지 않고,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를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돛단배인지 객관적으로 시험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은 원고를 본격적으로 써 내려가기 전, 내 콘셉트의 시장성을 냉정하고 영리하게 검증하는 두 가지 시험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시험대 : 온라인 서점이라는 거대한 나침반

많은 예비 작가님이 시장 조사를 한다고 하면 지레 겁을 먹습니다. 대단한 설문 조사를 돌리거나 복잡한 통계 자료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지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방대하고 정확한 독자들의 마음 데이터베이스가 이미 손안에 있습니다. 바로 교보문고, 예스24 같은 온라인 대형 서점의 검색창입니다.

내가 정한 한 줄 콘셉트의 핵심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해 보세요. 예컨대 '퇴사 후 홀로서기', '단호한 대화법', '새벽 러닝' 같은 단어들을 넣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화면에 펼쳐지는 결과들을 보며 우리는 두 가지 극단적인 신호와 마주하게 됩니다.


① 검색 결과가 너무 많아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이미 비슷한 바카라이 수백 권이나 나와 있네. 내 바카라이 들어갈 자리는 없나 봐…"라며 한숨을 쉬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절망의 신호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주제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독자층이 시장에 아주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청신호입니다. 출판 시장에 수요가 충분하다는 뜻이지요.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포기가 아니라 ‘경쟁 도서들의 빈틈(Gap) 찾기’입니다. 그 바카라들의 목차를 훑어보고, 특히 독자들이 남긴 1점과 2점짜리 낮은 평점의 리뷰를 꼼꼼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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