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가
어느 오후, 카페에서 마주 앉은 수강생
얼마 전, 글쓰기 수강생 한 분과 카페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40대 중반의 온라인 게임인이셨어요. 조심스럽게 원고 뭉치를 꺼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정리해봤어요. 그런데… 이게 바카라이 될 만한 이야기일까요?"
저는 원고를 잠시 훑어보고, 그분의 얼굴을 다시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쭤봤어요.
"이 바카라을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분은 잠시 말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다 한참 뒤에, 조용히 이렇게 답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분은 아직 바카라을 쓸 준비가 되지 않으셨구나. 원고가 부족한 게 아니라 — 자기 자신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순간이시구나.'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일' — 바로 나 자신을 정리하는 일에 대해서요.
왜 '나'부터 정리해야 할까
바카라 한 권을 쓴다는 건, 결국 한 사람의 세계를 세상에 내보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예비 작가님들이, 이 순서를 반대로 잡으시는 경우가 참 많아요. "어떤 주제로 쓸까?" 부터 고민하시고, "요즘 어떤 바카라이 잘 팔리지?" 를 검색하시고, "이런 목차면 되지 않을까?" 하고 구성을 짜기 시작하시지요. 그런데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바카라은 — 결국 아무의 목소리도 아닌 바카라이 되어버린다는 것.
시장 트렌드에 맞춰 주제를 정하고, 잘 팔리는 목차를 흉내 내고, 어디선가 본 듯한 문장으로 채워진 바카라. 이런 바카라은 나오는 순간부터 이미 '대체 가능한 바카라' 이 되어버립니다.
브랜딩 출판이 지향하는 건 정반대예요.
우리는 '대체 불가능한 바카라' 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오직 당신만이 쓸 수 있는 바카라, 당신의 이름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 그런 바카라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인가."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세 가지 질문
자, 그럼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볼게요.
'나의 이야기' 라는 말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실 수 있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세 가지 질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질문들은 제가 그동안 수많은의 저자님들과 함께 원고를 만들어오면서 정리한, 나름의 지도 같은 것이에요.
첫 번째 질문 — "나는 어떤 시간을 통과해왔는가?"
이 질문은, 당신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는 질문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반드시 몇 개의 굽이가 있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렸던 순간, 어떤 아픔을 겪었던 시기, 어떤 만남을 통과했던 시간들이요.
인생에서 가장 크게 방향이 바뀐 순간은 언제였는가.
되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는가.
그 시기를 어떻게 건너왔는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결정적 경험은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당신 인생의 '가장 진한 지점들' 이 하나둘 떠오르실 거예요. 그 진한 지점들이, 결국 당신의 이야기가 됩니다. '평범한 인생이라 쓸 게 없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평범한 인생이란 없습니다.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을 뿐이지요. 조금만 시선을 낮춰서 자신의 시간들을 다시 걸어보시면, 반드시 이야기가 될 만한 지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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