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에서 만난 갈림길

연이 6

by재니

어머니는 아침부터 바빴다.

미용실 문도 열지 않았다.

커튼부터 먼저 쳐놓고,

장롱 깊숙한 데서 옷을 꺼냈다.

잔잔한 꽃무늬가 들어간 원피스였다.

연이가 평소 입던 미니스커트와는

전혀 다른 옷이었다.

“이거 입어라.”

연은 옷을 받아 들고 가만히 섰다.

“엄마, 꼭 가야 되나.”

“꼭 가야 된다.”

어머니는 단호했다.

빗으로 연의 머리를 곱게 넘기고,

입술엔 연한 색만 살짝 얹어주었다.

진한 립스틱은 서랍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거울 속 연은 낯설었다.

친구들이랑 웃으며 다니던 얼굴도 아니고,

미용실 문 닫고 놀러 나갈 궁리부터 하던

철없는 스물한 살도 아니었다.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하는 얼굴.

누군가의 며느릿감처럼 보이는 얼굴이었다.

“오늘은 말수 줄이고 있어라.”

어머니는 연의 어깨를 한번 펴주며 말했다.

“변호사라 카더라.

홀어머니 밑에서 공부만 해가

그 자리까지 갔다 안 카나.

그런 사람은 딴짓 안 한다.”

그런 사람은 딴짓을 안 한다는 말에

엄마의 무거웠던 마음의 느껴져

연이는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젯밤에도 철이는 미용실에 다녀갔다.

문을 열고 들어와

별말도 못 한 채 의자에 잠깐 앉아 있다가,

연의 얼굴만 보고 갔던 사람이다.

그 얼굴이 아침부터 자꾸 떠올랐다.


대구 시내 다방은 조용했다.

유리창으로 햇빛이 길게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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