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23
철이는 그날 이후에도
연의 미용실을 찾았다.
이제는 손님들도
철이가 들어오는 모습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또 왔네.”
누군가 웃으며 한마디 하면
연도 예전처럼 얼굴부터 굳히지 않았다.
“그러게예~.”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하고는
다시 손님의 머리를 만졌다.
그런데 입가에는
작은 웃음이 남아 있었다.
철이는 한쪽 의자에 앉아
연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손님이 모두 돌아가면
둘은 보리차를 한 잔씩 마셨다.
그날은 철이가
공장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말을 하다 제 손에 묻은 기름때를 보고는
“내 손은 아무리 씻어도
깨끗해지지가 않는다.”
하고 중얼거렸다.
연이 철이의 손을 보다가 웃었다.
“옛날에도 그랬잖아.”
“뭐가.”
“맨날 시커먼 손으로
내 가방 들어줬잖아.”
철이도 웃었다.
“니는 그걸 기억하나.”
“기억하지. 내가 바보가.”
그 말에 둘은 한동안 웃었다.
연은 웃다가 문득 멈췄다.
이렇게 철이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철이가 그런 연을 바라보다 말했다.
“니 웃는 거 오랜만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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