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는 않고, 조금 안타깝다.

by재거니

서귀포 상상바당( https://sangsangbadang.com/ )이다.


스쿠버다이빙하러 왔는데 제주도 바람이 장난 아니다. 풍랑경보라 다이빙 배가 뜨지 못한다. 금토일 3일을 다이빙할 생각이었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상상바당 대표가 보수교육을 제안한다.


첫날 간 곳은 강정항의 강정다이브샵의 교육장이다. 방파제 안에 자리하고 있어 풍랑과 아무 상관이 없다. 부교에서 자이언트 스트라이드로 입수했다. 최대 수심 8미터라는데 바닥이 모래가 아니고 뻘이라 시야가 좋지 않다. 소시지(SMB, Surface Marker Buoy, 수면 마커 부이)를 쏘는 실습을 했다.


SMB는 다이버가 수중에서 수면으로 부상하기 직전이나 안전 정지 시 공기를 넣어 수면 위로 쏘아 올림으로써, 수면 위 배(다이빙 보트)나 사람들에게 다이버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안전 장구다. 오픈워터 자격증 교육 시에 하는 것인데, 교육만 받았지 물속에서 실제로 쏴 본 적은 없다. 물속에서 고리를 풀고, 고무줄들을 벗기고, 소시지 입구에 보조 호흡기로 공기를 쏴 넣는다. 소시지는 부력으로 빠르게 부상하므로 연결된 줄이 쉽게 풀리도록 실타래를 잘 잡고 있어야 한다. 물 밖에서는 아주 쉬운 동작이지만, 물속에서 중성부력을 유지한 상태로 장갑 낀 손으로 하려니 쉽지 않다. 세 번을 시도했지만 깔끔하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둘째 날은 성산의 아쿠아리움으로 차를 몰았다. 아쿠아리움의 대형수조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다. 대형수조에는 큰 상어와 가오리들 뿐 아니라 전갱이 떼를 비롯한 온갖 큰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먹음직스럽게 큰 다금바리도 있다.


상어와 대형 가오리를 포함한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는 큰 어항(?)에서의 다이빙!


토요일이라 신청자가 많아 제일 이른 시간대인 9:30에 자리가 있단다. 강사인 아들과 역시 강사인 새 아가와 셋이서 했다. 깊이가 8미터가 넘는 대형수조인데, 물고기들이 놀랄까 봐 자이언트 스트라이드가 아니고, 엉덩이를 돌려서 가볍게 입수해야 한다. 시간은 50분이다.


아들 내외와 하는 다이빙은 처음이다. 큰 어항 속에 다른 다이빙샵에서 온 사람들까지 족히 열명은 헤엄치고 있다. 인어 복장을 한 프리다이버를 수족관에서 본 아련한 기억이 있다. 수조 밖의 관람객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하다. 상어와 가오리들 사이에서 버둥거리는 다이버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궁금하네.


셋째 날은 수영장 교육이다. 처음 공기통 메고 호흡기 물고 오픈 워터 자격증 교육을 받던 곳이다. 3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중성부력과 트림자세를 연습하기는 충분하다. 작은 수영장은 다이빙 강사와 교육생들로 붐빈다.


중성부력 유지 시에 내 트림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발차기 역시 오리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힘만 들고 추진력은 영 꽝이다. 동영상을 찍어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다. 문제를 알면서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왜? 내 몸이 내 마음대로 미세한 조정이 안된다. 어르신 몸이 너무 뻣뻣하여 교정이 잘 안 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몸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그래서 슬프지는 않다. 아주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