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歲月)의 그림자
시린 바람 훑고 지나간
산허리에 복사꽃 불타올라,
찔레꽃 하얗게 핀 개울가
햇병아리 봄나들이 가는 길가에
목 긴 민들레꽃 웃음 짓던 곳.
숨죽이고 인동(忍冬)한 모진 땅
질경이처럼 살아낸 척박했던 세월,
맑은 시냇물 얼음 녹아 물레방아 돌아가고
청솔잎 사이로 지나는 산들바람 소리
귓전에 아련하게 들리던 곳.
먼 하늘 산자락 보리밭이랑 위에
봄바람에 녹색 파도 출렁이면,
하늘 높이 날아오른 종달새 지저귀고
어미 찾는 송아지 울음소리 정겹던 곳.
겨우내 어느 숲 속에서
찬 바람맞으며 웅크리고 지내다가,
불현듯 터져 나와 자지러지는
노랑 개나리 하얀 웃음소리 들리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