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의 발행일은 8월 3일이지만, 실제 출간은 한 달하고 3일이 지났다. 출간 한 달 후기를 적고 싶었지만 아이 방학시즌이었기에 생각보다 정신없게 하루를 보냈다. 핑계 같지만 출간 후 어떻게 바카라이 팔리고 있는지 신경 쓸 수 없었다. 그게 오히려 내 정신 건강에 좋았던 것 같기도.
그렇게 출간 일로부터 한 달이 훌쩍 지나 아이의 방학의 끝이 보이고, 새 학기 준비로 어제 아이와 함께 왁싱샵을 다녀왔다. "안녕하세요."하고 왁싱샵으로 들어서는 나를 보며 왁싱샵 선생님은 반가워하시며 말했다. 내가 예약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내가 부끄러워하며 "왜.. 왜요?"라고 하자, 바카라에 관련해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시며 사인을 받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부끄러움에 눈은 이미 갈피를 잃었고 "사.. 사인이요." 하며 손을 꼬물거렸다. 출간 후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캘리를 배워둘 걸 그랬다.
그렇게 부끄러움에 몸 둘 바 하던 내가 생각한 방법은 "제가 다음 샵에 들릴 때 펜 들고 올게요."였다. 사인 문구를 몇 개 돌려 쓰긴 하지만 왁싱샵 선생님께 어울리는 문구를 적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다음- 왁싱 예약 날까지 문구 제작에 돌입한 나.)
왁싱샵 선생님은 '절망사' 너 부분을 읽으면서 "이서야, 그 남자 아니야!"라며 내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읽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뒤가 해피엔딩인지 계속 보고 싶었다고.. 뒷부분을 넘겨 보고 싶은 걸 참으며 읽으셨다는 말에 나는 껄껄 웃어버렸다.
나의 웃음에 왁싱샵 선생님은 처음 읽으면 사랑 이야기 같지만 실은 이서가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부분이 좋으셨다고.(왁싱샵 선생님 개인적으로 눈물이 날 것 같은 부분이 있었지만, 아니야! 울지 마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읽으셨다고 한다.)
온라인카지노에 '절망사'를 적으며 딱히 의도는 없었다.
'절망사'도 그렇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읽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살아온 환경에 맞춰서 받아들이는 감정이 다르니. 이건 슬퍼해야 해. 기뻐해야 해. 라든지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달까.
그저 나의 어린 시절을 안아주고 싶었고, 상처받은 누군가의 시절을 안아주고 싶었을 뿐. 다만 누군가를 잃게 될 불안감을 스스로 인정함으로써 나의 불안감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는 점.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 속에서 발버둥 쳤을 때 보다 잃어버릴 수 있음을 버려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나는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음을.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다름없음을.
그건 알려주고 싶었달까.
그렇게 두런두런 바카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출간할 때도 북토크 같은 건 생각해 보지 않았건만 '절망사'에 관련된 내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과 북토크를 하면 재미있겠다고 순간 생각해 버렸다. 바카라이 인기가 없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왁싱샵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1:1 팬미팅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쓴 바카라을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는 사람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다정했고 즐거웠다. 바카라을 내며 너무 개인사라 걱정이 컸던 터라 기쁜 마음보다 불안감이 더 있었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출간의 마음은 모두 다를 수 있는 것이 아닐지.
왁싱샵 선생님은 '절망사'를 한 권 더 사서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 주셨다고 했다. 그냥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계속 웃었다. 그리고 왁싱샵 선생님이 잠시 다른 것들을 가지러 다니실 때 손 끝으로 눈물을 찍어 닦았다. 나는 그걸로 족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쓴 바카라이야.라고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는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