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두 친구
특별한 2명의 친구 이야기 하고자 한다.
1. 육OO이라는 친구이다. 성씨가 육이다. 희귀한 성씨다. 그래서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다.
첫번째 온라인 게임의 동기이다.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제일 친해진 동기다.
우리 모두는 이름대신 "육"이라고 불렀다. 휴대폰에도 "식스"라고 저장했다.
이력이 특이하다. 대학생 주식투자대회에서 1등을 해서 특별채용으로 입사했다.
첫 온라인 게임에서 나보다 1년 먼저 그만두고, N은행으로 이직했다.
이직 후에도 꾸준히 연락하고 동기들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고 친하게 지냈다.
멘탈이 강한 친구라 내가 고민이 있을때 고민 상담을 자주 해줬다. 종종 도움을 받았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육은 도박을 좋아했다. 같이 강원랜드를 5번정도 가봤다. 신기했다. 나는 옆에서 구경만 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커피와 음료수가 무제한 제공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강원랜드는 공간은 세련되고 웅장하지만, 거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초췌하거나 허름한 사람들이 많았다.
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구경만 했다.
1인당 1게임당 한도가 30만원이라 그 친구는 나를 통해 한번에 60만원의 판돈을 걸기 위해 나를 데려갔다.
그 친구차로 편하게 다녀오고, 갈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사줘서 기회가 되면 또 불러달라고 했다.
가끔 바람쐬러 갈 만한 곳이었다. 가는 길에 육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며 오갔던 것이 생각난다.
나중에 알았지만, 1년에 출입금지 횟수제한이 걸릴정도로 육은 자주 갔었던 것 같다.
30대의 어느날 육의 핸드폰이 계속 꺼져있었다. 며칠을 연락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문자도 많이 남겼다.
한달 정도 지나서 답장이 왔다. "급하게 어학연수 와서 바빠, 당분간 적응하느라 연락이 되지 않을거야. 나중에 연락할께" 꺼림직했지만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나갔다.
며칠 후 갑자기 육 생각이 다시 났다. 말이 안된다 생각했다. 예전에 같이 술먹었던 육의 동네 친구를 수소문해서 행방을 알아냈다. 동부구치소에 사기횡령죄로 수감되었다고 했다.
그 친구를 설득해서 같이 면회를 갔다. 육은 깜짝 놀랐다. 내가 면회갔으니 말이다.
육을 보자마자 오열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다. 죄수복을 입은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육은 덤덤했다. 마치 내가 올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짧은 면회 시간 이후로 몇 번 면회 더 면회를 갔고, 지금은 2년 수감 후 자유롭게 살고 있다.
육의 죄는 밉지만, 나는 그의 친구이기에 종종 만나고 자주 연락하며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
지금은 부동산 경매로 돈을 벌며 생활하고 있다.
2. 구OO이라는 친구이다. 온라인 게임 퇴사 후, 아버지의 권유로 노량진으로 들어갔다. 9급 공무원 준비를 시작했다. 본영광독서실 자습실에서 우연히 만났다. 밥친구가 없어서 같이 밥을 먹기 위해 친해졌다.
우연하게도 동갑내기에 같은 대학교를 졸업한 공통점이 있었다. 외로운 노량진 수험생활에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핸드폰에는 "나인"으로 저장했다.
끝까지 함께 합격해서 노량진을 탈출하자고 서로 목표를 세웠지만, 나는 3개월만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떠났다.
나인은 나를 강하게 붙잡았다. 지금 너가 막막해서 못버티고 떠나는 것이라고, 본인이 도와줄테니 끝까지 같이 공부해서
공무원 되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난 도저히 합격할 자신이 없었다. 정확하게는 공부하기가 싫은 것이었다.
내가 떠나는날 씁쓸하게 날 보던 나인의 표정이 기억난다.
내가 떠난 뒤로도 종종 노량진으로 놀러가서 친구한테
밥사주며 연락을 이어가며 지냈다.
나인은 그 뒤로도 7년을 더 그곳에서 버텨서 9급 교정직에 합격했다.
현재는 OO구치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하고 있다.
나인은 매우 건장한 체구이다. 짧은 헤어 스타일에 좀 무섭게 생겼다. 열이 많아서 4월달부터 반팔 반바지를 입고 다닌다. 이런 건장한 녀석이 술을 한잔도 못한다. 맥주 한잔만 마셔도 온몸이 빨개지는 알쓰이다.
휴일에도 아침일찍 일어나 운동으로 시작하는 건실한 청년이다. 다만 안타까운건 본인은 엄청 결혼하고 싶어하는데 아직 미혼이다. 소개팅을 시켜줘서 1년 가까이 연애도 했지만, 결혼에는 실패했다. 그 뒤로도 많은 연애를 했지만 아직까지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육과 구 내가 요즘 가장 많이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이다. 공통점은 둘다 미혼인 점, 다른점은 한명은 교도관이고, 한명은 재소자였다 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둘은 서로를 본적은 없다. 그러나 서로를 알고 있다.
둘다 가정을 꾸리길 바라고, 셋이서 술한잔 기울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