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의 난

byPaul


어느새 모든 동기들이 제대 후 복학했다.


동아리 활동에서도 우리 학번이 주축이 되어서 이끌고 갔다.

형들은 대부분 취업을 했다.

취업한 동아리 선배들이 종종 와서 술사주고 그랬다.


여느때 처럼 동아리 모임 후 뒤풀이로 술자리를 가졌다.

역시 빠질 수 없는 군대 이야기가 메인 주제가 되었다.

저마다 군대 이야기를 늘어놓느라 시끌벅적 했다.


남길형은 고향이 강원도였다. 그래서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했다.

상근예비역이란 모든 군복무를 똑같이 하는데,

단 하나 다른 것은

집에서 출퇴근을 했다. 줄여서 "상근"이라 불렀다.

그래서 남길형의 동기들과 선배들이 남길이는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고 종종 놀렸다. 그게 군인이냐고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지섭이는 나와 성격이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친했나 보다.

평소에도 개그를 즐겼다.


그날 따라 지섭이가 좀 취했던 것 같다.

지섭이가 그 놀림에 끼어들었다.

아니 더 주도했던 것 같다.

상근과 공익이 차이가 없다고 했다.

둘이 장난섞인 언쟁을 시작했다.

남길형이 말했다.


"야, 상근도 현역병이랑 똑같아, 단지 출퇴근을 했을뿐이야, 모든 훈련을 똑같이 받았어~~~"

"에이~ 형, 출퇴근을 하는 군인이 말이 되요? 내무반 생활도 안하고, 불침번도

안서고, 그게 군인이에요? 공익이지"

"야, 우리는 퇴근하고 9시에 전화로 복무점검해,

그 전화 못 받으면 탈영으로 간주돼

공익이랑은 질적으로 달라~~!"

"하하하~, 군인이 전화 한다는 게 웃기지 않아요~???"

남길형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걸 느꼈다. 남길형은

평소에는 말이 없지만,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는 형이었다.

나도 낌새를 채고, 지섭이를 제지하기 시작했다.


"그래, 공익이랑 상근이랑 똑같다고 하자~ 됐지? 이제 그만하고 술이나 먹자~~"

남길형이 좋게 마무리를 하려고 끝맺음 멘트를 했다.

이제 장난이 마무리 되나 싶었다. 그때 갑자기 지섭이가 외쳤다.

"아니에요~형!, 상근이 훨씬 힘들죠, 다같이 외쳐볼까요~ 상근 만세~~~!!!"

어느새 내 오른쪽 팔도 올라가 있었다. 지섭이가 양 옆의 동기들의 팔을

한쪽씩 잡고 올리면서 만세 삼창을 외쳤다. "상근 만세~~~!!~"


조정석형과 지섭이만 웃고 있었고, 다들 표정이 굳어졌다.

직감했다. 큰일났다.

남길형이 술잔을 내리치고, 일어섰다.

"야 이새끼야!! 따라나와!!"

00학번 선배들은 남길형을 말렸고, 우리들은 지섭을 감싸고 술집을 내려갔다.

그렇게 모임이 종료됐다.


내가 지섭이를 지하철 역으로 데려가면서 물었다.

"너 왜 그랬어?"

"몰라, 술 취해서 그랬지 뭐"

"대단하다, 너 뒷감당 어떻게 할려고 그러냐?"

"모르겠다...이제 좀 정신이 드네...근데 내가 그렇게 잘못한거냐..?"

"내일 다시 얘기하자, 이거 타고 들어가 임마"


그렇게 우리 학번과 00학번 형들의 사이가 멀어져 가고 있었다.

지섭이와 남길형은 나중에 서로 풀었지만 앙금이

남은 채로 지냈다.

이날의 사건은 두고두고 "공익의 난" 전설로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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