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
그날은 지훈형과 내가 오전 수업만 있는 날이었다.
낮 12시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은 학교 앞 즉석 떡볶이 집 뿐이었다.
둘이서 말없이 홍대거리를 걸었다.
만나서 짧은 인사만 나누고, 학교에서부터 떡볶이 집까지 20분을 그냥 걸었다.
떡볶이가 끓기 전에 둘이 소주 1병을 마셨다. 난 주량이 지훈형의 절반도
안 됐지만, 버텨보기로 했다.
"어떻게 된거야?"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지섭이랑 기석이가 스키캠프 갔다온건 알죠?"
"응, 미대애들 만나고 왔다며?... 대충 알겠다. 소개 시켜준거구나?"
"그런셈이죠.."
"그래,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진이는 어때요?"
"어제 전화와서 펑펑 울었어, 그냥 들어줬지 뭐"
"아...."
대화가 끊기고, 또 소주 1병을 나눠 마셨다. 나는 취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경환아, 잘 들어 2가지만 말할께"
"네"
"진이랑 너는 끝났어, 끝나야 돼. 다시 만날 생각은 하지마"
"또, 하나는 넌 진짜 나쁜놈이야. 진짜 너가 그럴줄몰랐어, 실망했어"
"아...죄송해요 형"
"아냐, 나한테 미안할 것은 없고, 그리고 이번일로 너와 나 사이는 변함없어, 경환아,
오늘 이술로 난 다 풀거야, 너도 그렇게 해, 그리고 그 친구랑 잘 사귀어, 내가 해줄 말은
그것뿐이다."
놀랐다. 전부 예상했던 말들과 반대였다.
또 말없이 둘이 소주 1병을 비웠다. 약 1시간 동안 안주는 거의 먹지 않고, 둘이서
소주 3병을 비웠다.
그리고 2차로 고기집을 갔다. 밤 10시까지 그렇게 4차를 갔던 것 같다.
나중에 나는 지훈형을 붙잡고 울었다. 형은 나를 위로해줬고, 그렇게 귀가했다.
이후, 진이랑도 한 번 만났다. 지훈형과는 다르게 안 좋게 마무리 됐다.
채림이와의 데이트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 연애도 대략 5개월정도 하고 마무리 되었다.
그때 300번 정도 들었던 노래가 있다. 걸그룹 쥬얼리의 Tonight 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청승맞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다 라디오에서 저 노래가 나오면, 지금도 먼가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기석이가 술 자리에 같이 가자고 했을때, 뿌리치고, 지하철을 탔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채림이는 원하는 시각디자인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어쩌다 교내에서 마주쳤지만, 서로 모른척했다.
진이는 나와 헤어진 후, 2년 후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