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지섭이 여자친구와 우리 커플은 종종 홍대에서 더블데이트를 했다.
지섭이가 데킬라를 좋아해서 데킬라를 자주 마시러 갔다.
둘다 연상의 여자친구라는 공통점으로 모였던 것 같다.
지섭이 여자친구는 프리랜서 온라인 게임일을 한다고 했다.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여자친구인 지연이는 여성복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했다.
백화점에서 본인카드로 옷을 여러벌 사고, 분석하고, 카피해서, 다시 반품하는
것이 일상 업무중에 하나라고 했다.
정장은 판매가의 1/6, 캐주얼복은 판매가의 1/4이 공장도 가격이라서, 백화점이나
로드샵에서 50% 할인해서 팔아도 마진이 절반이상 남는다고 했다.
지연이가 종종 회사에서 분기에 한번씩 직원들한테 공장도 가격으로 판매하는
옷들을 사서, 나한테 입혔다. 점점 다양한 옷들을 실험적으로 입혔다.
나한테 잘해줬던 기억이 많다.
그해 겨울, 기석이가 제대했다. 기석이는 스키와 보드 타는 것을 좋아했다.
복학하기도 전에 기석이는 지섭이를 꼬셔서 둘이 학교 스키캠프에 참여했다.
난 스키를 못타서 가지 않았다.
둘이 그곳에서 미대 여학우분들과 친해졌다. 스키캠프 다녀와서 기석이와 지섭이는
그 여성분들과 술자리를 종종 가진다는 것을 들었다.
나는 이제 2달이면 4학년이 되어서, 방학 동안에도 도서관에서 토익과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날, 기석이도 도서관에서 토익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다.
다음날이 토익 시험날 이었던 것 같다.
9시까지 공부를 하고, 기석이와 같이 집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기석이가 말을 걸었다.
"경환아, 혹시 술마시러 갈래?"
"응, 갑자기?? 누구랑??, 내일 토익 시험인데?"
"미대 애들인데, 나도 내일 시험이라 안간다고 했는데, 자꾸 부르네"
"아, 너 스키캠프에서 만난 분들?"
"어, 자꾸 나한테 연락하는데, 오늘 다른 동생 한명이랑 둘이서 학교 앞에서 술마시고 있다는데,
자꾸 오라는데"
"너 보고싶나보다 야, 혼자 가봐, 나는 내일 시험이라 좀 그런데"
"어, 알지, 근데 자기 동생이 솔로라고 꼭 친구랑 같이 오라고 하네..."
"아, 근데 난 여자친구도 있고, 시험만 아니면 갈텐데 아쉽다야"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집에 가자"
그렇게 집에 가기로 하고, 상수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개찰구로 들어가서,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타려고 하는데 기석이가 말했다.
"경환아, 내가 진짜 이런 부탁안하잖아, 가지 않을래?"
기석이는 평소 말이 없었다.
그런 기석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로 봐선, 먼가 혼자가기 함든 사연이 있겠다 싶었다.
그때 지하철이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