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ub day

공익과 면제

byPaul


학교 도서관에 있던 겨울밤

지섭이한테 전화가 왔다.


"야 경환아~ 머하냐?"

"어 지섭아, 너 어떻게 전화했어? 휴가나왔어?"

"먼소리야, 나 퇴근하고 학교앞에 왔어, 너 혹시 있을까 해서 전화했지"

"아~ 공익은 출퇴근을 해?, 근데 왜 그동안 연락안했어?"

"야, 말도마라, 지난 6개월동안 개빡셌어, 공익 엄청바빠, 퇴근하면 녹초된다. 그 동안 업무 배우느라

진짜 바빴어"


지섭이는 다한증으로 항상 손수건을 몇장씩 들고 다녔다. 갈아신을 양말도 들고 다녔다.

신발벗고 들어가는 술집을 싫어했다. 다한증으로 4급 공익 판정을 받고 만안구청에서 일하고

있었다. 공익이 출퇴근을 하는 것을 몰랐다.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근무하고, 야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렇게 퇴근을 하는 줄 알았으면 진작 연락해서 봤을텐데 그 동안 몰랐던 것이

아쉬웠다.


"그래 지금 어딘데?"

"오늘 클럽데이잖아, 나 같이 공익하는 선배가 클럽데이 가자고 해서 왔어, 너 여기 올래?"

"클럽데이? 그게 먼데?"

"야, 너도 몰랐구나, 나도 몰랐어ㅎㅎ 일단 와"

"알겠어, 어디로 가면 돼?"


그렇게 지섭이와 클럽NB앞에서 만났다. 지섭이와 같이 일한다는 공익선배와도 인사했다.

한 눈에 봐도 날라리였다. 힙합스럽게 잔뜩 꾸민 거들먹거리는 남자였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차림으로 백팩을 매고 온 나를 힐끗 보더니 별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우린 셋이서 클럽NB에 들어갔다.

클럽데이란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날 홍대의 거의 모든 클럽들이 연합을해서 한 군데의 클럽의

입장료만 지불하면 모든 클럽을 전부 들어갈 수 있는 날이었다.

그 중에서 클럽NB는 홍대클럽의 대장느낌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클럽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았다.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힙합 음악소리와 만원 지하철수준의 인파가 마치 좀비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공익선배는 이미 인파속으로 사라졌고, 나는 좀처럼 적응을 못하고 조금 놀다가, 바람쐬러

다시 밖으로 나왔다.


잠깐 쉬는데, 지섭이가 따라나왔다.

"야 너 이럴줄알았어, 적응안되지?"

"응, 학교앞에 이런곳이 있는줄 몰랐네"

"나도 지금이 2번째야, 처음엔 너처럼 그랬어, 따라와바 여기말고 좀 사람적은데 있어,

나도 NB는 별로야, 사람이 너무 많아"


손목 밴드를 보여주면 10여개가 넘는 클럽을 무제한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두번째 간 클럽은 비교적 한산했다. 하우스음악이 주로 나왔고, 비교적 대화도 가능한 수준

이었다. NB보다 훨씬 쾌적했다.


"지섭아, 근데 그 공익선배 두고 우리끼리 놀아도 돼?"

"괜찮아, 어차피 쟤는 혼자 놀아, 나도 별로 안친해"

"근데 왜 같이 왔어? 안친한데"

"저 선배가 혼자가기 싫었나봐, 퇴근하는데 자꾸 꼬셔서 따라왔어, 오늘이 마지막이야

질 안좋은 선배야, 지각도 자주하고 맨날 일 안할려고 하고, 그리고 저 선배는 목적이

따로 있어"

"무슨 목적??"

"여자"

"여자?"

"여자 헌팅하려고 온거야, 우리는 관심도 없어 냅둬"

"여기서 여자를 헌팅한다고?"

"그래, 일단 너도 여기 음악 좀 듣고 좀 즐겨바, 사람들도 춤추는거 봐봐, 대충 그냥 리듬만

타면 돼, 즐겨봐"


두번째, 클럽은 괜찮았다. 버드와이저 병맥주를 마시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관찰했다. 물론 어색하고, 불편하고 잘 적응이 되진 않았다.

지섭이는 인파 한가운데서 즐기고 있었다. 지섭이 한테 저런면이 있는지 몰랐다.

처음에는 집에 가고 싶었는데, 어느순간 자정을 넘기며 벌써 4번째 클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공익 선배란 사람이 왜 여자를 만나러 온다는지 알 수 있었다. 곳곳에서 즉석만남이 이뤄지고

있었다. 난 춤보다 그런 광경이 더 흥미로웠다.

이 곳이 썩 마음에 들지 않고, 잘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애써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상처받은 마음을 이 곳에서 치유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새벽 늦은 시간까지 지섭이와 놀다가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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