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태현형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제 이현이한테 그만 연락해라"
"왜요?"
"이현이가 너가 부담스럽데, 특히 어제일은 좀 놀랐다고 하더라"
"형이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이현이가 소희한테 얘기 했지, 원래 여자들끼리는 비밀이 없어"
"이현씨가 제가 싫다고 했어요?"
"그런셈이지"
"제가 직접 물어볼께요, 직접 들어봐야겠어요"
"야!!!, 너 지금 머하는거냐!!, 지금 좋게 얘기하는게 안들려?? 선배말이 말 같지 않냐!?"
"아니 그런게 아니고. 제가 그런행동을 하는게 형한테 피해를 준건가요?, 형이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네요"
"하....애초에 널 소개시켜주는게 아니었는데, 야 나도 그렇고 내 사촌동생도 그렇고 지금
입장이 난감해지고 있어, 그런게 피해를 주는거야!!"
"아니 형 사촌동생한테 연락하는것도 아니고, 사촌동생의
친구일뿐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아직 고백하고 사귀자고 한것도 아니에요
저도 나름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편지도 그냥 처음 봤던 날, 좋았다고 쓴거고,
건강관리 잘 하라고, 그냥 안부 편지쓴건데, 왜 제가 연락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너 바보냐, 지금 내말이 이해가 안가!!??, 도대체 어떻게까지 설명을 해야돼?, 그리고 너
지금 선배한테 태도가 이게 머냐!!? 짝다리짚고, 언성
높이고, 니가 화를 내고 있네?
계속하다보면 한 대 치겠다!?"
"대든건 죄송해요, 하... 일단 알겠습니다. 죄송한데 다음에 다시 얘기하면 안되요?"
"다음에 다시 얘기할 것도 없어! 지금부터 넌 이현이한테 연락하면 나한테 죽는다"
순간 욱했다. 진짜 나도 험한말이 나올뻔 했다.
진짜 이현씨 아니였으면 들이 받았을 것이다.
태현형 덕분에 이현씨를 알게 되었고,
여기까지 올수 있었고, 태현형도 좋은 사람이었다.
(그날은 아니었지만)
꾹 참았다. 나이나 학번이나 여러모로 선배고
억울했지만, 더 이상 대들었다간... 뒷일이 커질것을
알았기 때문에 꾹 참았다.
결국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현씨와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이현씨랑 밤에 잠들기전에 통화도 여러번했다.
2시간 동안 통화 한적도 있었다.
전화할때마다 특유의 상냥한 목소리로
"청년~" 이렇게 받아주었다.
그녀의 고향과 부모님의 직업, 우리학교에 오게된 과정,
소희씨와 지연씨와의 관계 등 통화를 통해서 많은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어느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분했다. 어디서 잘못되었나 되새겨봤다.
바로 조정석 형한테 전화를 했다. 만나자고 했다. 다행이 형은 도서관에서 나와 만나주었다.
방금 태현형과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조언을 구했다.
정석이 형은 놀랐다.
"태현이가 그렇게 얘기했어??, 설마..."
"아니에요. 지금부터 한번더 연락하면 죽인다라고 했어요"
"태현이가 그럴애가 아닌데..너 막 대들고 그랬냐?"
"대들었다기 보다는 억울한거죠 저는 솔직히, 이현씨가 본인 사촌동생이면 이해해요, 그런데 사촌동생의
친구인데 왜 그러는거죠?"
"그렇지..나도 좀 의아하네, 왜 그런말까지 했을까.."
"형 혹시 태현형이 이현씨 좋아하나요??"
"하하하, 아니야 그런거"
"그럼 어제 봤는데, 강남길 형이 이현씨 데려다 주던데요. 둘이 사겨요???"
"하하하하하, 야 남길이 여친있잖아 어제 태현이가 남길이한테 사촌동생이랑 이현이 데려다주라고 한거야,
태현이는 공부하러 간다고 하고, 먼저 소희 데려다주고, 이현이 데려다 준거지"
"아...그렇다면 진짜 다행이네요"
"야 근데, 너도 진짜 대단하다. 2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네 태현형이 술자리에 오지말라고 해서 할 수 없이 그랬죠"
"뭐? 태현이가 오지말라고 했어?, 난 몰랐네, 태현이가 진짜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음..내가 한번
알아볼께 넌 일단 억울해도 당분간 연락하지말고 있어"
"네 형만 믿을께요"
정석이 형과 대화 후 억울한 마음이 좀 누그러졌다. 일단은 기다려보기로 했다.
다음날 정석이형과 만났다.
내용은 이랬다. 이현씨는 재수를 해서 동기들보다 1살 많아서 조급해한다고 했다. 국어교육과 교직이수를 준비중이고, 곧 중등 임용고사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누구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내가 좋은 사람인 것은 알겠지만, 지금은 공부할때고,
연애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참고로 소희,이현,지연씨 모두 교직이수와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고 곧 다같이 공부할거라고 했다.
나한테 말하기 미안해서 사촌동생과 태현형한테
전달해 달라고 한것 같다고 했다.
허탈했다. 그냥 먼가 허무했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이현씨한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그동안 내 마음은 진심이었고, 임용고사 준비잘하고,
내가 방해하지 않을것이고, 열심히 공부하고, 건강관리 잘
하고, 이현씨 뜻하는 대로 모두 이루길 바란다고 썼던것
같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답장이 왔다.
그 뒤로 멀리서 이현씨 일행이 보이면, 일부러
마주치지 않게 돌아갔다. 우연히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만 하고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태현형과는 한동안 상당히 불편하게 지냈다.
태현형은 인사도
잘 안받아줬었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다른형들의 중재로
풀었지만, 서로 앙금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나는 00학번 선배들과는 정석이형을 빼고는
서서히 멀어져갔다. 자연스럽게 여자동기들과 수업을 듣고
밥을 먹게 되었다.
대략 3개월 후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