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 맥북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하나가 귀를 사로잡았다.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볼콤의 <우아한 유령 래그>.
자료를 찾아보니 이 곡은 아믈랭이 2024년 9월 8일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에서 세 번째 앙코르로 선보인 곡이라고 한다. 래그타임이 훗날 등장하는 재즈의 '뿌리' 정도 되는 장르라 시간이 지나며 스윙 리듬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아믈랭은 이 연주에서 스윙 리듬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악보 그대로 정격 래그타임의 특징을 살려 연주해 청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고 한다.
'래그타임'이 무언가 궁금해 자료를 뒤지다 '클래식 읽어주는 남자'의 영상을 만났다. 덕분에 알게 된 사실 몇 가지.
윌리엄 볼콤은 1938년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이자 현대음악 작곡가이다.
클래식 외에 타 장르에 관심이 많았던 볼콤은 특히 래그타임에 관심이 높았는데, '래그타임'은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등장한 춤곡 양식으로 흑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훗날 재즈로 발전한 장르다.
<우아한 유령 래그>는 볼콤이 생전에 춤을 사랑했던 아버지를 추억하며 만든 곡으로, '우아한 유령'은 그의 아버지를 지칭한다.
바이올린 연주 영상도 보고, 다른 피아니스트의 영상도 보았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아믈랭의 연주가 듣기에도 가장 좋고 아름다워 보였다. 힘을 빼고 아무 꾸밈없이 물 흐르듯 건반을 오가는 손동작과 순한 멜로디 덕분일까.
늙음이 육신의 이곳저곳을 점점이 잠식하는 요즘, 예술이야말로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묘약이구나 절감한다. 예술과 오래도록 친구이고 싶다.
https://youtu.be/zCTLr0j6Gs0?si=HrrPqFAHd9teE9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