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 핀 개망초에 눈길을 주게 된 건 순전히 우은선 작가의 '개망초'라는 단편소설 덕분이다.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평생 개망초 꽃에 눈길을 주지도 카메라를 들이대지도 않았지 싶다.
소설을 기억에 남게 만든 건 단연 말미에 등장하는 다음의 문장 때문이다.
"아무도 왔을 것 같지 않은 첩첩산중에도 누가 언제 다녀갔는지 작은 길들이 나 있었다. 그 길. 사람의 흔적. 단지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삶으로 점점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그 작은 산을 넘어가자 제법 넓은 초원이 나타났다. 개망초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우은선 단편소설 '개망초' 중에서)
산행의 우여곡절 끝에 당도한 개망초 꽃밭에서 생명의 환희를 드러내는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소설을 끊지 못하는 이유를 또 발견한다.
소설을 읽고는 개망초가 어떻게 생긴 꽃일까 궁금해 정보를 검색했다. 그중 니무위키에 제법 많은 양의 정보가 들어 있어 읽어 내려갔다(https://namu.wiki/w/%EA%B0%9C%EB%A7%9D%EC%B4%88).
정보 중에서 "예쁘게 말하면 들꽃, 나쁘게 말하면 잡초"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꿀벌에게 꿀을 제공해 양봉업계의 귀중한 밀원식물 중 하나"라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꽃의 생김새 때문에 흔히 '계란꽃'이라고 부른다는데 나 역시 그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다. 소설이 인상적이어서 꽃을 찾아보았다가 그제야 '계란꽃'이 '개망초'임을 알게 되었다.
식물에 대해 알고 나니 대단한 식물이 아닌 흔하디 흔한 들꽃에 '삶'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인 작가의 이야기가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