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의 단상
벌써 일요일입니다.
천금 같았던 연휴가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아쉽습니다.
월요일이 되면 며칠 동안 매장에서 비어버린 제품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물량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허리가 먼저 뻐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벌어질 일은 어떻게든 벌어지게 되어 있다는 걸 압니다.
오늘 걱정한다고 내일의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도 마음은 늘어진 엿가락처럼 처지기 마련.
새벽에 눈을 뜨고 바카라방에 나와 앉아서 희망과 즐거움을 쓰고 싶었는데,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고 있다는 게 생각해 보면 우습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부터 쉬는 날, 내가 바카라방에 일찍 나오는 날에는
매장의 모든 조명을 켜놓을 생각입니다.
혼자 바카라을 읽고 글을 쓰더라도 환하게 불을 밝혀두려고 합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불 켜진 바카라방을 보고 문을 열 수도 있겠지요.
"들어가서 구경해도 될까요?"
그렇게 묻는다면 흔쾌히 들어오시라고 할 생각입니다.
나는 커피 메뉴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마음지기처럼 여러 종류의 커피를 능숙하게 만들지도 못합니다.
그래도 아메리카노 한 잔쯤은 내릴 수 있고, 티백 차 한 잔 정도는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 들어오면 반갑게 맞이하면 되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롯이 바카라을 읽고 글을 쓰는 내 시간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어느 쪽이든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10월부터 '미라클 썬데이'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일요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바카라방 문을 열어두고,
바카라을 읽든 글을 쓰든 공부를 하든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꼭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 시간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자신을 위해 몇 시간을 내어주는 것.
제가 지난 시간 새벽을 통해 배운 것도 어쩌면 그것이었습니다.
연휴는 끝나갑니다.
끝나는 것은 언제나 조금 아쉽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걱정도 따라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삶도 늘 그랬습니다.
무언가 끝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다시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시작은 설레었고, 어떤 시작은 두려웠습니다.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또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살아냈습니다.
내일은 월요일입니다.
허리가 아플 만큼 많은 물건을 나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새벽부터 그 일을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오늘의 일을 하려고 합니다.
바카라을 펼치고, 글을 쓰고, 환하게 바카라방의 불을 밝혀두겠습니다.
연휴의 마지막 날이지만, 새로운 일요일을 연습하는 첫날입니다.
끝과 시작은 늘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