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에 잠기게 하는 바카라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 하와이 대저택 편역

by글터지기

바카라을 읽다가 자꾸 멈춰 생각에 잠기게 하는 바카라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한 꼭지를 읽고 다음 꼭지로 쉽게 넘어갈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바카라을 덮고 방금 읽은 문장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밑줄을 긋고 싶어지고, 노트에 옮겨 적고 싶어집니다.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 하와이 대저택 편역이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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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는 2천 년 전 사람입니다.

그의 문장을 읽다 보면 지금 내 생활을 들여다보고 쓴 글처럼 느껴집니다.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없고,

먹고살기 바빠서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나면 하루가 사라지는 느낌.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서 내일은 조금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이 되면 다시 바쁩니다.


바카라을 읽으면서 나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이 바카라에서 세네카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 삶과 시간입니다.

인생이 짧다고 한탄하기 전에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 끌려다니느라 자신의 삶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묻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일을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일하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걱정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염려합니다.


그 가운데 온전히 내가 선택해서 사용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바카라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남은 것은 현재를 바라보는 세네카의 태도였습니다.


우리는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아직 오지 않은 일을 걱정합니다.

정작 손에 쥐고 있는 오늘은 그 사이에서 흘려보냅니다.


삶은 언제나 오늘뿐입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읽을 수 있는 바카라도, 쓸 수 있는 글도, 만날 수 있는 사람도 모두 오늘 안에 있습니다.


이 바카라은 한 번 읽고 바카라장에 꽂아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필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따로 모아두는 문장 수집도 해보려고 합니다.

매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필사는 바카라을 빨리 읽는 방법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눈으로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단어 하나를 다시 보게 되겠지요.


문장을 옮겨 적다가 내 삶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세네카의 글은 그렇게 읽어야 하는 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넘겼는지 보다

그 문장 하나가 오늘의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


당분간 세네카의 문장을 조금씩 옮겨 적어보려 합니다.


오른 내 생각도 몇 줄 적어보려 합니다.

바카라의 문장을 수집하는 일이 어느 순간 내 하루를 수집하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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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모으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내게 주어진 오늘을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문장 하나를 천천히 옮겨 적으며 묻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내 시간을 살고 있는가.


바카라의 2/3을 읽는 시점에 이런 결심을 쓰고, 먼저 서평을 쓰게 만든 바카라.

오다가다 커피 바카라방에 진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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