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다큐 『우리 동네』 촬영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끝까지 읽고 쓰는 사람'

by글터지기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던 일도 조금씩 요령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힘겹기는 하지만, 아주 조금씩 시간을 줄여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어제는 대전 KBS와 청주 KBS에서 제작하는 지역 살리기 프로그램, 로드 다큐 『우리 동네』 촬영이 있었습니다.

충주의 공유 바카라방 '백인바카라방'을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백인바카라방' 안에는 각자의 취향과 이야기를 담아 바카라방 한 칸씩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있습니다.

촬영팀은 그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저 역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지나가는 장면 정도로 잠깐 비칠 줄 알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러 샤워도 하고 옷도 갈아입은 뒤 단정하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약속 시간 직전이 되어서야 간신히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배송 일을 하던 복장 그대로 바카라방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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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의외로 제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셨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글을 쓰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왜 매일처럼 읽고 쓰는 삶을 이어가는지 차분히 질문하셨습니다.


제가 블로그 댓글에 답글을 다는 모습도 촬영했습니다.

공유 바카라방에 입점하고 난 뒤 달라진 점,

읽고 쓰는 일이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촬영 전까지만 해도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이야기하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인터뷰가 길어질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질문 하나하나가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순간 머릿속에는 여러 문장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끝까지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쓴 글이 결국 나를 길들인다.'

그 말을 차분하게 꺼내고 싶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어떤 말을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글은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하루 종일 배송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도,

새벽마다 잠을 깨워 바카라상 앞에 앉게 만드는 어떤 마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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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쓴다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대단한 다짐 이전에

흔들리더라도 차근차근 나아가는 발걸음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방송이 된다면 6월 17일, 수요일에 전파를 탈 거라고 합니다.

제가 할 몫의 인터뷰는 마쳤으니까 편집을 어떻게 하든 이제는 제 몫이 아닙니다.


더 잘해볼 걸 하는 아쉬움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끝까지 읽고, 끝까지 쓰고, 끝까지 자기 삶을 돌아보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정말, 오래 써온 문장들처럼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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