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일을 혼자 감당한 지도 어느덧 사흘째입니다.
월요일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 속에서 13시간 가까운 노동을 버텼습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니,
'이걸 정말 혼자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막막함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다행히 어제는 납품 매장이 비교적 고르게 분산되어 있어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처음 방문하는 매장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담당자들과 새롭게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배송 방식이나 일정 조정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그래도 이런 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이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위에서 이어지는 일이니까요.
오늘 배송해야 할 매장들을 다시 정리해 보니 적어도 열 시간은 꼬박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월·수·금, 화·목·토로 나뉜 배송 일정이 한쪽으로 몰려 있다 보니 유난히 벅차게 느껴지는 날들이 생깁니다.
지금의 구조는 참 애매합니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분명 버겁고,
그렇다고 두 사람이 하기에는 또 여유가 생기는 규모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무작정 버티는 힘보다 '조정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송 물량을 다시 나누고, 매장 방문 주기를 조절하고,
꼭 매일 가야 하는 곳과 조금 여유를 둘 수 있는 곳을 구분해 가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장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렇게 조금씩 제 몸에 맞는 리듬을 찾아가게 되겠지요.
지금은 무너진 자리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시간이 아니라,
혼자서도 오래 걸어갈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새벽 고전 필사,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에서 말한 것처럼,
'상상의 기차를 달리게 하는 일'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라는 본능이 아닐까.
오늘도 열심히 달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