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한 거짓말이 될 겁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by글터지기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깐만 쉬어야겠다고 침대에 누운 게 화근이었습니다.

'대기만잠형 인간'답게 머리를 침대에 붙이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나 봅니다.


눈 한 번 뜨지 못한 채 지금 이 시간까지 꿈나라를 헤맸습니다.

그것도 유난히 정신없는 '개꿈'과 함께. 하하하

덕분에 고전 필사 챌린지 출석 체크도 놓쳐버렸습니다.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안쓰럽다는 마음입니다.

'내가 많이 피곤했구나.' 아니면 '이제 정말 몸이 예전 같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오십 대 초반이 무슨 나이 타령이냐고 웃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아직은 한창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갑니다.


반면 몸은 생각보다 솔직한가 봅니다.

다초점 안경 없이는 작은 글씨가 흐릿해지고, 노트북 앞에서는 돋보기를 챙기게 됩니다.

새벽부터 배송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온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습니다.


예전에는 통제할 수 있었던 피로가 이제는 하루 이틀씩 몸 안에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며 살아온 건 아닌가 싶어집니다.


'사랑주니'님은 늘 제게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좀 가져보세요."


KakaoTalk_20260509_051858605.jpg
KakaoTalk_20260509_051858605_01.jpg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이번에는 진짜 쉬어야지'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늘 조급함이 밀려옵니다.

쉬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았고, 멈춰 있으면 흐름을 놓칠 것 같았습니다.


5차 퇴고를 마친 뒤에도 '이번 주말까지는 정말 쉬겠다'라고 다짐해 놓고,

결국 또 바카라을 펼치고 필사를 하고 글을 썼습니다.

포스팅을 올리며 혼자 뿌듯해했고, 다시 리듬을 찾은 것 같아 괜히 신이 났습니다.


마음은 앞으로 달려가는데 몸은 뒤에서 목덜미를 잡아채는 느낌입니다.


바카라상 옆 바카라장에는 아직 다 읽지 못한 바카라들이 층층이 꽂혀 있습니다.

출근하면 챙겨야 할 일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끝이 없고, 읽고 싶은 바카라도 끝이 없습니다.

삶이 늘 다음 장면을 펼쳐놓고 기다립니다.


어제처럼 까무룩 잠이 들 수 있다는 건, 몸이 보내주는 친절인지 모르겠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내가 삶을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삶이 나를 끌고 가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가겠다는 내 의지대로 삶을 바꿔보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 '독서하는 게, 글을 쓰는 게 휴식'이라는 핑계가 따라올 겁니다.


조언대로 오늘 퇴근하면 조언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10분이라도 가만히 눈을 감고 몸을 살피고, 산바카라하며 세상을 느껴보는 시간.'

이런 시간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겁니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지금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