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며 얻은 값진 습관
8년 전, 머릿속에서 발견된 '얇은 막 같은 혹'은 다행히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두통은 완전히 사라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가 되었습니다. 주치의는 늘 진통제를 가까이 두라고 했고, 그 말은 어느새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화물차 안에도, 사무실 서랍에도, 서재와 침실에도 타이레놀을 두었습니다. 다행히 평소에는 크게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고, 그 존재를 잊고 사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달랐습니다. 갑작스럽게 밀려온 극심한 두통은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평소라면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어야 할 약이 보이지 않았고, 그 짧은 거리조차 건너가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었기에 더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처음 본 마음지기가 많이 당황해 했습니다. 다행히 미리 준비해 둔 약을 건네받고 나서야 통증은 서서히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그 두 시간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몸이 아프다는 사실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더 깊게 남았습니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하루를 마무리했지만, 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내용조차 떠오르지 않는 꿈들이 이어졌고, 자는 내내 뒤척이며 깊이 잠들지 못했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남아 있는 건 개운함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몸이 약해진 건 아닐까, 운동을 미루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종이바카라 퇴고에 몰두하느라 다른 균형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유를 찾으려는 마음이 오히려 더 많은 상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벽에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이것저것 잠시 생각에 젖어 들었습니다. 오래 고민한다고 뾰족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결국 이런 날도 제 삶의 일부일 거니까요. 늘 즐겁고, 늘 건강하고, 늘 힘이 넘치는 날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또 다른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심히 넘기지 말자는 것. 잠시 속도를 늦추고, 내 상태를 돌아보라는 신호라면 그에 맞게 걸음을 조절해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의 두통은 분명 고통이었지만, 동시에 '지금의 나'를 점검하라는 작은 경고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병원을 한 번 다녀오려 합니다. 별일 아니라고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테니까요. 타이레놀이 손 닿는 곳에 있는지도 다시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마음을 정리해 보고 챙겨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니 조금은 더 편안한 새벽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완벽하게 괜찮은 상태가 아니더라도 그 상태 그대로가 삶의 일부라는 생각.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습관이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얻은 가장 값진 습관이 아닐까.
오늘도 새벽을 여는 서재에 앉아,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아픔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으로 조용히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