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아래 두고 온 한마디
구름이 낀 하늘입니다
흐림이 자욱한
아침입니다
몽우리 진 구름 아래로
한 방울, 툭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올 듯 말 듯 애태우던 비가
느닷없이
16분 음표로 쏟아집니다
우산을 폅니다
투명한 비닐우산이라
다행입니다
우산 너머 홀로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그녀가 보입니다
온 세상이 멈춘 듯
2분 음표의 비가 내립니다
비에 젖은 뒤꿈치가 힘겹습니다
한달음에 달려가
쓰고 있던 우산을
그녀 손에 쥐여줍니다
한마디 말 대신
부끄럼을 꼬옥 안은 채
냅다 앞질러 달립니다
그녀가 보아주면 좋겠습니다
빗방울 속 볼록하게 맺힐
쑥스러운 뒷모습을
그리곤 그 마음마저 들킬까
잰 발길로 더 빨리
온음표의 빗속을 내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