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의 무게
허허, 웃고 나면
입 안엔 마른 모래만 남아
인간은 오롯이 혼자다
나 좀 봐달라 목놓아 소리 질러도
아무도 몰라
돌아오는 건 메아리뿐
구원 따위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의 불행을 빈 적이 있어
그 사람이 더 낮아지면
내 서 있는 자리가 올라가는 줄,
그나마 덜 깊은 바닥이기를 바랐다
저 새끼 망해라 빌어 천벌을 받는가 봐
불행에 이유가 있다면 그거라도 붙들어
길고 긴 밤 견딜 수 있을까
울 엄마 아시면 어찌하나
밥은 먹었느냐는 말에
먹었다고 대답했다
아직 나를 귀하게 부르는 사람에게
내 빠진 수렁을 어찌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린 서로의 안부를 물어
네가 무탈하길 바라지만
네가 없을 때면
내가 기댈 다른 곳을 찾아 헤매며
어디까지 너를 아끼는 마음이고
어디부터 나를 살리는 일인지
금을 그어보려 할수록
손금조차 흐릿해져만 간다
우정이라는 술잔 아래
사랑이라는 이불속에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저울 하나씩 들고 있다
들키지 않아야 하니
서로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
흔들흔들 가느다란 줄 위
떨어지지 않으려 몸을 기울인다
낮에는 시지프스처럼
발치로 돌아온 바위를 망연히
밤에는 아틀라스처럼
어깨를 빼 내려놓는 법을 망각해
나만 홀로 무가치함과 싸우는가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는가
그대도 캄캄한 방구석에서
살고 싶어 누군가의 이름을 밤새 부르는가
.
잘 지내니
몇 번을 썼다 지웠다, 짧은 안부 하나 보낸다
그 작은 문장에
어두운 나의 무게를 싣지 않으려
두 손을 오래 내려둔다
그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