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웃지 않으리
〈I'll Never Smile Again〉(다시는 웃지 않으리)은 캐나다 출신의 작곡가 루스 로우(Ruth Lowe)가 극심한 슬픔 속에서 완성한 20세기 최고의 감성 발라드 곡이다.
이 클래식 명곡을 Steve Luke & Holloway가 현대적인 재즈/라운지 스타일로 재해석해 2021년 싱글로 발표했었다는 걸 알았다.
처음 동문들과 가봤다가 Bar의 분위기, 좋은 사람들, 언제나 따뜻한 용한 형님 덕분에 종종 찾게 되는 보스톤 바.
전작으로 끝내기 아쉬워 잠시 들러 간단히 시작한 혼술 와중에 이 곡의 제목이 적혀있는 메모지가 눈에 들어왔다. 누가 써 놓았던 것일까. 아마 조금 전에 있던 손님이 신청곡으로 적어 놨던 것을 미처 전하지 못한 채 가신 것인지.
원곡의 작곡가인 루스 로우는 1938년 결혼한 남편 해럴드 코언(Harold Cohen)을 결혼한 지 1년여 만인 1939년, 수술 실패로 갑작스럽게 떠나보냈다.
극심한 슬픔에 빠진 그녀가 이모에게 "그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다시는 웃지 못할 것이다(I'll never smile again without him)"라고 말한 뒤, 그 하염없는 그리움과 슬픔을 피아노 앞에 앉아 곡으로 써 내려갔다고 한다.
다시는 웃을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는 절망을 이 곡에 고스란히 녹여냈고, 이후 토미 도시에게 직접 곡을 건네며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루스 로우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의 노래를 팔고 공연하며 가족을 부양했는데, 이 시기는 빅 밴드 시대의 황금기가 시작되던 때였다. 어느 날 밤 토론토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은 밴드 리더 이나 레이 허튼은 그녀를 자신의 여성 오케스트라에 정식으로 합류하도록 초대하여 로우는 순회공연을 시작했다.
시카고에서 공연을 마친 어느 날 저녁, 작곡가 해롤드 코헨과 소개팅을 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곧 결혼했는데 결혼한 지 1년 만에 코헨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로우는 아버지에 이어 두 번째 비극을 맞게 된 것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와 피드 파이퍼스의 부드러운 보컬이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조화를 이루며, 토미 도시의 트롬본 솔로가 곡의 중간과 마지막을 애절하게 장식하는데, 노래 탄생의 배경을 몰랐을 때에도 이 곡을 들으면 올드한 감성과 슬픈 멜로디로 인해 왠지 모를 애상에 젖었었기에, 신혼의 시기에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어버린 그녀의 슬픔을 얹으니 애잔함이 더해진다.
역사적인 히트를 했던 이 노래는 최초의 빌보드 1위 곡이라 한다. 1940년 ‘센티멘털 트롬본’이라 불렸던 유명 트롬보니스트 토미 도시(Tommy Dorsey)의 오케스트라 연주와 무명 시절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보컬 그룹 피드 파이퍼스(The Pied Pipers)의 목소리로 녹음된 이 버전은 빌보드 카지노 게임이 최초로 집계한 전국 소매 음반 판매 차트(Best-Selling Retail Records)에서 역사상 최초의 1위를 차지하며 무려 12주간 정상에 올랐고, 1982년에는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무명의 프랭크 시나트라를 일약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고.
토론토 출신의 23세 미망인이 가슴 아픈 이별을 노래로 만들어 놀라운 유산을 남긴 것이다.
특히 이 곡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을 위해 제작된 V-디스크로도 발매되어, 전장에서 이별을 견뎌내야 했던 수많은 군인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가 되었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전쟁이 한창일 때 수많은 여성들이 전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남편을 잃었는데, 바로 그때 한 여성의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이야기가 나왔기에 이 노래는 더욱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I’ll never smile again, until I smile at you."
“당신에게 미소를 지을 때까지는 다시는 미소 짓지 않을 거예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생의 의미를 상실한 그 순간의 공허함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이 한 줄은 마치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한 사람에 대한 맹세처럼 다가온다.
토미 도시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연주,
원곡의 깊은 역사와 감동을 온전히 느껴 보시길.
- I'll Never Smile Again / Tommy Dorsey & His Orchestra ~ Frank Sinatra w/ The Pied Pipers (1940) Victor Records
2021년, 스티브 루크와 홀로웨이(Steve Luke & Holloway)는 이 곡의 오리지널 고전적 비가(悲歌) 분위기를 이어받으면서도, 현대적 감성에 맞춘 감미롭고 차분한 재즈 사운드로 재탄생시켰다.
이 곡도 들어보시길
- "I'll Never Smile Again" is a jazz single released by Steve Luke & Holloway on January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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