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안부
잘 지냈니
계절은 무심히 돌고 돌아
태양이 높이 선 날들이 힘겹다
이러다 어느샌가 서늘한 바람이 불겠지
그리고는 차가운 한기가 덮쳐올 거야
한낮의 햇살도 왠지 모를 처연함을 품은 채로
중력이란 걸 창조한 신이
조그마한 탁구공 위에 생명들을 흩뿌린 채
요 녀석들이 아등바등 어떻게 움직이나
때로는 그런 생각이 들어
어떤 존재인가 날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닌지
왔다가는 짧은 생이 덜 허무하려면
나이를 먹어 꼭 철드는 건 아닌가 봐
그런 척 아닌 척 영악해지기만 할 뿐
하지만 넌 아닐 거야
그때도 넌 찬란하게 빛났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보석 같을 거야
늘 청명한 가을바람 그곳의 하늘 아래서
그 순수함이 좋았고
그 순수함에 겁을 먹었지
감당하지 못한 날 탓할 용기조차 없었어
세상을 그리고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이
이제 조금은 생긴 걸까
안부를 전하는 이 새벽이 그리 사무치지는 않네
잘 지내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