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나는 40대 초반의 나이였다.
아파트 계약을 하는데
매도인은 60대 중후반의 남성이셨다.
중개사는 내 또래의 여성이었는데
매도인을 매번 어르신이라 칭하였다.
나도 그 호칭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예의 있는 호칭이라 생각해
한 번 정도는 그렇게 부른 것도 같다.
계약이 끝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매도자인 60대 남성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였다.
“ 질문 하나 합시다.
그 어르신이라는 말은 어디서 온 거지요?
내가 늙었다는 말 같아서 아까부터 거슬리네요 “
부당한 일을 당한 듯 항의하는 뉘앙스에
중개사도 나도 순간 당혹하였고
존칭일 뿐이었다는 설명으로 얼버무렸다.
매도자가 돌아가고 우리끼리 말을 했다.
아니! 어르신이 나쁜 말도 아니고 왜 저려셔?
그러게 말이야!
그리곤 까맣게 잊었던 그 일이
종종 생각났던 건 젠지 세대들과 학교를
다니면서였다.
늙어보니 당시
그분의 심정이 자연히 이해가 갔다는 말이다. ;;
젊었던 우리는
별생각 없이 그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부른 것뿐이었지만
그 남성은 자존감에 스크래치를 입었던 거였다.
마찬가지로
젠지 세대들이 보기에 합당한 표현이
내게는 상처와 서운함인 적이 꽤 있었다.;;
십수 년 전 우리가
20여 년 위의 그 남성을
00 씨 혹은 선생님이라고
불렀더라면 바람직했을 거다.
적어도 그분이 불쾌할 일은 없었을 테니.
하지만 변하는 건 없다.
우리의 머릿속에
저 사람은 늙은 사람!이라는 인식말이다.
라테의 경험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말은
혼자만의 일에 해당된다.
내가 52세에 미술대학에 도전한 것처럼
누군가 80세인데 해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내 답은
아무렴요! 와이 낫?
이다!
하지만
관계에서 나이는
절대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늙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늙음은 자격지심을 더 많이 생기게 하고
사람을 더 예민하게 하고
더 많이 서운하게 한다-
그리하여 자기 그릇을 넘어서는
자기 성찰과 인내를 요구한다.
(거의 불가능하단 말 ㅋ)
자본주의라는 제도 안에서
늙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냉정히 말해
상품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 60대 남성의 불쾌감도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노인= 무가치한 사람 취급받는 것 같은;
무의식이든 의식이든 모두가 알고 있는
그 느낌 말이다.
이 슬롯는 노인,
노년의 신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당사자로서;
라테는 이 질문을 갖고 작업을 한다.
하지만 자기 연민이나 피해의 식 없이
자본주의 구조안에서 살아가는
노화를 직시하기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ps 호칭 말인데 ;
티브이 프로, 심지어 뉴스에서조차
출연자들은 사연자들을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곤 한다.
원래 가족 호칭이었음은 접어두더라도;
우리 슬롯가
저마다 고유한 주체인 개인을
저 부적절한 ㅋ 호칭으로
한데 묶어버리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또 구조 무새 ㅋㅋ)
라테는 그래서 …
발악이라도 하듯 ㅋ
누군가를 지칭할 때
여성, 남성이라고
절대 그렇게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