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 숨은 강자는 구글의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2010년,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전쟁의 주인공은 애플과 삼성이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의 사용 경험을 정의했고 삼성은 갤럭시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하드웨어가 되었다. 지난 15년간 두 회사의 경쟁은 화면 크기, 카메라, 배터리, 칩 성능, 폴더블, 디자인, 앱 생태계를 둘러싼 전쟁이었다. 하지만 2026년 AI 시대에는 이 전쟁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제 소비자가 묻는 것은 “카메라가 몇 화소인가”가 아니라 “이 폰이 나를 대신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다. 스마트폰 전쟁의 1막이 하드웨어와 OS의 싸움이었다면 AI폰 전쟁의 2막은 에이전트와 파운데이션 모델의 싸움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 2월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개하며 AI 경험을 제품의 전면에 세웠다. 삼성은 S26은 Agent가 사용자 대신 앱을 실행하고 조작시켜준다. 측면 버튼을 누르거나 제미나이를 불러서 '집까지 가는 택시 불러줘', '자주 먹던 치킨 2마리 집으로 배달해' 등을 말하면 대신 카지노T와 배달의민족을 Agent가 조작해준다. 갤럭시 S26에는 3개의 AI가 탑재되어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구글의 제미나이, 퍼플렉시티를 함께 쓴다. 삼성은 과거 스마트폰 전쟁에서도 안드로이드라는 OS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하드웨어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구글 제미나이에 Agent를 의존했지만, 폰 내의 기본적인 삼성앱과 기기 조작 관련한 것은 삼성 자체적인 AI인 빅스비 그리고 검색 관련은 퍼플렉시티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삼성의 AI폰 전략은 폐쇄형 AI폰이 아니라 “AI 선택권을 사용자에게 준 개방형 Agent 플랫폼”에 가깝다.
애플은 2026년 6월 WWDC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Apple Intelligence 기반의 Siri AI를 공개했다. 사실 2024년에 발표했지만 품질이 미흡해서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Apple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1.2조 파라미터로 구축했다. 덕분에 기존과 달리 Agent의 성능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이 강조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기기 내의 애플 실리콘 칩셋 기반으로 AI가 구동되고, 큰 모델이 필요할 경우 애플의 PCC(Private Cloud Compyte)에서 수행되어 보안을 최우선으로 한다. 두번째는, Siri AI가 아이폰 외에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비전 프로 등 애플의 모든 기기 내에 스며들어 개인 맥락을 바탕으로 Agent 기능이 수행되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미 보급된 애플의 25억 대 기기와 그 안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Agent가 각 개인에 최적화되어 작동될 수 있다.
삼성과 애플의 전략은 다르다. 삼성은 개방형 멀티 모델 전략으로 간다. 갤럭시 위에 3개의 AI가 구동되도록 해서 사용자의 작업에 따라 다른 AI를 불러낸다. 삼성의 목표는 AI폰의 기능을 빠르게 넓히고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AI 단말로 자리 잡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프라이버시와 통합 경험을 앞세운다. Siri AI를 iOS, iPadOS, macOS, watchOS, visionOS 전반에 심고 사용자의 개인 맥락을 가장 잘 아는 AI 비서로 만들려 한다. 삼성은 구글 생태계 위에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고, 애플은 철저한 안전과 개인정보 기반하에 애플의 모든 기기를 연결해 완성도를 높이는 AI 전략을 지향한다.
그런데, 이 두 기업의 AI폰 전략의 핵심 기술은 구글이 제공하고 있다. 2026년 1월 구글과 애플은 다년 협력을 발표해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구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차세대 Apple Foundation Models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개인화된 Siri를 포함한 향후 Apple Intelligence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은 겉으로는 Apple Intelligence라는 브랜드를 유지하지만 그 아래 파운데이션 모델 레이어에서는 구글의 도움을 받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 대목이 AI폰 전쟁의 본질이다. 소비자 눈에는 갤럭시와 아이폰의 싸움처럼 보인다. 매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경쟁하고 광고에서는 갤럭시 AI와 Apple Intelligence가 경쟁한다. 그러나 더 깊은 층에서는 양쪽 모두 구글 제미나이에 기대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 S26에서 제미나이를 핵심 에이전트 중 하나로 통합했고 애플은 차세대 Apple Foundation Models의 기반에 구글 제미나이를 받아들였다. 겉의 브랜드는 다르지만 AI폰의 두뇌를 이루는 FM은 구글에 의존한 것이다.
이는 과거 스마트폰 OS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2007년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사용 경험을 정의했지만 이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전 세계 수많은 제조사에 OS를 공급하며 스마트폰 생태계의 또 다른 표준이 됐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위에서 갤럭시 제국을 만들었다. 2026년 AI폰 전쟁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 애플과 삼성은 사용자 경험의 표면을 장악하려 하지만 구글은 그 아래에서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클라우드라는 공통 인프라를 공급한다. 스마트폰 1차전에서 앱스토어를 구동하는 OS가 승부처였다면 AI폰 2차전에서는 Agent를 작동시키는 FM이 승부처다.
결국 AI폰 2차전은 애플과 삼성의 재대결이지만 경기장의 룰은 구글이 쓰고 있다. 삼성은 개방형 멀티 에이전트로 속도를 내고 애플은 프라이버시와 통합 경험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하지만 양사의 AI폰 전략을 관통하는 공통 기반은 제미나이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안드로이드가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공통 운영체제가 됐다. AI폰 시대에는 제미나이가 애플과 삼성의 AI 경험 아래 깔리는 공통 지능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즉, 구글이 AI 폰 경쟁의 숨은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갤럭시 S26이 아이폰보다 더 똑똑한가, Siri AI가 빅스비보다 더 자연스러운가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를 대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첫 번째 호출권을 누가 갖느냐'는 것이다. 사용자가 “내일 출장 준비해줘”, “이 화면에서 해야 할 일 정리해줘”, “이 계약서 위험 조항 찾아줘”라고 말할 때 그 명령을 누가 받고, 어떤 모델이 판단하며, 어떤 앱을 실행하느냐가 AI폰 시대의 권력이다.
스마트폰 1차전에서 애플은 사용 경험을 정의했고 삼성은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생태계를 만들었다. AI폰 2차전에서 애플은 Siri AI로 늦은 추격을 시작했고 삼성은 갤럭시 S26으로 에이전틱 AI폰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진짜 승자는 겉에 보이는 단말이 아니라 안에 숨어 있는 FM 공급자이다. AI 폰을 사용할수록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더 나은 Agent 서비스를 더 많은 서비스들과 연계해 거대한 Agent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이 결국 FM 기술력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과 삼성은 이런 AI를 부르는 Agent를 자사의 Siri와 빅스비를 중심으로 호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구동하는 핵심 플랫폼이 구글의 제미나이 스파크라면 시간이 흘러 우리는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가장 먼저 불러서 AI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AI 시대의 일하는 기본 역량에 대한 이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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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AX 시대의 리더십에 대한 이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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