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잊는가

by임종민

기억은 녹화가 아닙니다. 꺼낼 때마다 다시 짓는 일에 가깝고 다시 지을 때마다 조금씩 틀립니다. 사람은 본 것을 그대로 보관하지 못합니다. 자기에게 중요한 방향으로 휘어서 보관합니다. 이 불완전함은 보통 결함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바로 이 결함 위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원본을 옮기는 일이 아닙니다. 기억한 것을 옮기는 일이고, 기억은 이미 휘어 있습니다. 한 문학 비평가는 뒤에 온 작가가 앞선 작가를 제대로 읽어서가 아니라 자기 식으로 잘못 읽음으로써 자기 자리를 연다고 했습니다.


잊는다는 것은 생각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한 번 본 것을 하나도 잊지 못하는 사람을 그린 소설이 있는데, 그는 끝내 생각하지 못합니다. 수많은 잎을 잎이라는 하나의 말로 묶으려면 잎마다 다른 점을 잊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잊을지가 무엇을 생각할지를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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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만들고, 영화를 만들며, AI로 새로운 창작 방식을 탐구합니다. 결국 모든 작업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창작자의 생각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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