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3월 9일 새벽, 충청도 보령 갯골
"나으리! 여기서부터는 갯골입니다!"
말에서 뛰어내린 인솔 포교가 홰를 높이 쳐들며 소리쳤다. 고삐를 틀어쥔 군마들이 앞발을 꺾어 들며 거친 콧김을 뿜어냈다.
붉은 불빛 아래 드러난 갯벌은 곳곳이 깊게 패어 물이 고여 있었다.
"군마가 발을 디뎠다간 다리가 부러집니다. 썰물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뻘이 물러 터졌습니다요!"
동준은 안장에서 뛰어내리며 도포 자락을 사폭 안으로 거칠게 찔러 넣었다. 차가운 뻘흙이 가죽신 밑창을 무겁게 집어삼켰다.
"말에서 내려라! 전원 환도를 뽑고 횃불을 밝혀라!"
포교가 장졸들을 향해 쇠북을 두드리며 영을 내렸다.
"행수가 말한 포구 북쪽 갯바위로 향하는 길목이다. 놈들이든 그 처자든, 이 어둠 속에서 진창을 벗어나진 못했을 터. 갈대밭과 갯골 주변으로 발자국이나 피 흘린 흔적을 샅샅이 뒤져라!"
동준의 목소리가 갈대숲을 갈랐다.
"삼인 일조로 흩어져 갯골을 훑어라! 화적 놈들을 발견하거든 즉시 신호 홰를 올려랏!"
수십 자루의 횃불이 부챗살처럼 갈라지며 뻘밭 어귀로 기어들기 시작했다.
치즈루의 목구멍에서 끓어오르는 거친 숨이 찬 공기에 닿아 흩어졌다.
신발도 신지 못한 무명 버선발은 이미 진흙과 부러진 솔잎에 짓이겨져 피와 검은 진흙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무릎까지 잠겨 드는 뻘의 무게가 젖은 치맛자락을 잡아끌었다. 앞으로 꺾이려던 몸을 지탱한 것은 제 손목을 으스러져라 쥔 사내의 억센 악력이었다.
겐지로의 짚신 역시 진흙을 머금어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져 있었다. 사내는 한 손으로는 치즈루의 팔을 끌어안듯 부축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미끌거리는 칼을 쥐고 있었다.
등 뒤 다섯 보 거리에서 마른 줄기가 꺾이며 바스러지는 인기척이 일었다.
"엎드리시오!"
겐지로가 치즈루를 진창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동시에 갈대밭을 딛고 날아든 낭인 하나가 허공에서 칼을 내리찍었다. 칼날이 겐지로의 정수리를 향해 수직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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