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테크볼 초대 챔피언 이준석을 만든 힘

by구자훈

테크볼은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곡선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손과 팔을 제외한 신체 부위로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그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이준석 선수입니다.


그의 도전이 특별한 이유는 금메달이라는 결과에만 있지 않습니다.


축구선수로 뛰었던 그는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생계를 위해 온라인 게임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정규직 전환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선수로 도전할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선택은 쉽지 않았습니다. 테크볼은 국내에서 이제 막 시작된 스포츠였습니다. 안정적인 실업팀도, 충분한 훈련 인프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 게임을 그만두고 테크볼에 몰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공원에 테이블을 설치해 훈련했고, 부족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비용으로 테크볼의 본고장인 헝가리까지 찾아갔습니다.


물론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메달을 따지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됐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결승전에 선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다시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돌아보면 그의 앞에 처음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목표를 정한 것도, 부족한 환경에서 방법을 찾아낸 것도 자신이었습니다. 불안한 순간마다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딘 사람도 자신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환경이 갖춰지고 확신이 생겨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지는 순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환경보다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을 정하고 한 걸음을 내딛는 것. 어쩌면 나를 이끄는 힘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