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승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 300만 달러보다 성장의 시간을 선택한 하현승
- 빨리 올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힘
- 인재의 성장을 서두르지 않는 것, 육성 지향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
U-18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과 MVP를 거머쥔 부산고 하현승 선수가 뉴욕 양키스의 300만 달러 제안을 뒤로하고 KBO 리그 드래프트를 선택했습니다. 일본을 상대로 두 경기 10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인 그에게 미국 직행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꿈의 무대로 서둘러 향하는 대신 국내에서 자신의 실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길을 택했습니다.
미국에 진출하는 순간 경쟁의 차원은 달라집니다. 마이너리그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유망주가 같은 자리를 놓고 경쟁합니다. 국내 최고의 유망주였다는 사실만으로 기회가 계속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가능성을 결과로 증명하지 못하면 기회는 또 다른 유망주에게 넘어갑니다. 그런 점에서 하현승의 결정은 더 큰 무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자신을 먼저 만드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조직도 다르지 않습니다. 리더는 잠재력이 높은 인재를 발견하면 더 어려운 과업과 더 큰 역할을 빨리 부여하려 합니다. 구성원 역시 빠른 성장에 몰입해 충분한 경험을 쌓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빨리 인정받고 더 높은 직위와 연봉으로 올라서길 기대합니다. 성장에 대한 욕구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빠른 성장과 제대로 된 성장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잠재력이 실력으로 바뀌려면 실패하고, 반복하고, 기본기를 다지며 스스로 성과를 만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요구되는 역량과 바카라임의 무게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리더에게는 인재를 서둘러 소비하지 않고 충분히 성장할 기회를 주는 인내가 필요하고, 구성원에게는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전에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장은 얼마나 빨리 올라가느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단단하게 준비했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장의 메이저리그 진출보다 스스로를 담금질할 시간을 선택한 하현승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때로는 한 걸음 늦게 올라서는 선택이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성장 전략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