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팬은 흔히 관객의 자리에 있습니다. 입장권을 사고 유니폼을 입으며 승리에는 환호하고 패배에는 아쉬움을 쏟아냅니다. 결과를 평가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것도 팬의 몫입니다. 하지만 최근 FC안양의 서포터들이 보여준 모습은 단순한 관객의 자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팀이 흔들리고 유병훈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그들은 결과를 지켜보는 대신 직접 목소리를 내며 팀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들이 보여준 첫 번째 모습은 ‘침묵과 냉소를 깬 주체적 행동’이었습니다. 조직이 어려움에 빠지면 구성원은 쉽게 한 발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 됩니다. 리더의 결정을 수동적으로 지켜보거나 잘잘못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데 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양의 서포터들은 팀의 위기를 남의 일로 두지 않았습니다. 현수막을 들고 목소리를 내며 감독과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지지를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관람석에서 결과만 기다리는 대신 자신들도 이 팀을 이루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방향에 대한 지지’였습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을 지지한다는 것은 모든 결과를 눈감아주겠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그동안 리더가 보여준 바카라임과 헌신을 기억하고, 지금의 어려움만으로 함께 걸어온 방향까지 부정하지 않겠다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좋은 팔로워는 언제나 리더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필요할 때 비판할 수 있지만, 조직이 흔들리는 순간에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은 팀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공동 바카라임의식’입니다. 안양의 서포터들은 팀의 성패를 감독과 선수들만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순간에 자신들도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드러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굳건하다!”는 지지는 흔들리는 리더와 조직에 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조직에는 좋은 리더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조직의 문제를 남의 일처럼 평가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 자신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방향을 함께 지켜내는 팔로워도 필요합니다. 팔로워십은 그저 리더의 뒤를 묵묵히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흔들리는 리더의 곁에 서고, 조직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함께 중심을 잡는 힘입니다.
조직이 흔들리는 순간 우리는 선택하게 됩니다. 팔짱을 끼고 결과를 평가하는 구경꾼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내가 속한 조직의 어려움과 바카라임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가 될 것인지. FC안양의 서포터들은 그 답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팔로워십은 거창한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필요한 순간 한 걸음 앞으로 나서고, 목소리를 내고, 함께 바카라임지는 것. 그것이 우리가 구경꾼을 넘어 좋은 팔로워가 되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