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중심이 온통 아이로 채워진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고 기특해
입을 열면 자연스레 아이 이야기뿐이다.
자랑도 하고 싶고,
고된 육아의 고충을 나누며 위로도 받고 싶다.
하지만 타인의 기억에 남는 것은 나의 힘듦이 아니라 아이의 자랑뿐이다.
진심으로 아이의 성장을 함께 기뻐해 주는 이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조용히 입을 닫게 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할지언정,
내 삶에서 가장 강렬한 도파민을 선사하는 존재는 여전히 아이들이다.
지난 주말은 그 사실을 증명하듯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가슴 벅찬 이틀이었다.
작은아이의 대회와
큰아이의 밴드 공연이라는
두 가지 큰 이벤트가 운명처럼 겹쳤다.
작은 아이에게 가는 게 맞을 듯하여
큰아이에게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미리 양해를 구하고,
당일에는 작은아이의 대회를 온전히 지켜보며 응원을 보냈다.
현장의 긴장감 속에서도
큰아이의 컨디션을 수시로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일정이 모두 끝난 뒤에는 대회가 끝난 작은아이를 다독이고,
공연을 마친 큰아이의 후기를 챙긴다.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꽉 찬 주말이다.
이제 어디 가서 아이 자랑을 늘어놓지 않는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고,
나의 일상을 지키는 지혜를 배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에게 이토록 커다란 활력과 살아있는 도파민을 선물해 주는 두 딸이 있어 눈이 부시게 고맙다.
지나고 나니 힘겨웠던 기억들은 아스라이 흩어지고,
눈부신 순간들만 남아 마음을 채운다.
두 딸을 품에 안은 것은 내 인생 가장 커다란 축복이자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