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 하고 싶은 말도 마음대로 못 하겠고..."
대학생 딸이 일주일 정도 집에 있다가 다시 기숙사로 갔다.
딸은 12시가 되어야 일어났고,
외출하면 언제 들어올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나는 이제 아이도 독립적인 성인이니 놔두기로 했다.
밤늦게까지 무언가에 몰입할 수도 있고,
친구들과 놀다 보면 시간의 제약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잘 아니까.
하지만 엄마 그러니까 아이들 외할머니는 아니었다.
아이들의 외할머니인 엄마에게는 그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변을 하자면,
몇 시에 자든 새벽 6시에 일어나고
어디를 가든 언제 들어오는지,
어디에 있는지 보고했던 '착한 딸'이었던 건 바로 나였다.
내가 견뎌온 그 엄격한 틀을 딸에게 강요하지 않기로 결심한 건,
아마도 그 방식이 그다지 정답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을 딸과 동거하시고
어제 엄마 집에 들어가니, 엄마가 기다렸다는 듯 푸념을 쏟아내셨다.
"불편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 하겠고. 집에서도 저러는데 기숙사에 있으면 오죽할까.
애 기분 맞추느라 아무 말도 안 했더니, 내가 지금 병이 날 것 같아.
씨에나는 지금 본인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몰라. 분명히 서울 가기 전에 할아버지께 전화드리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끝내 안 했어."
엄마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잠깐, 저 아이랑 같이 살면 내 속에서 내가 못 살겠다 싶더라.
차라리 눈에 안 보였으면 좋겠다,
나가 살아라 싶다가도 이내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서….
밖에서 힘들 텐데 오면 따뜻한 밥 해 먹이는 게 할미 노릇이지.
하튼 내 마음이 참 복잡해."
무슨 마음인지 잘 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본인의 생각을 다 털어놔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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