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배우다가, 회사 운영을 배워버렸다

Ai시대 필요한 인재의 유형

by일현 조성훈




오늘 운영 중인 서비스의 비용을 점검하다가 문득 웃음이 났다.


"참고로 BSBKTV.COM 그리고 BSBKTV 스레드 온라인 북페어를 운영 중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저장공간이 예상보다 빠르게 차는 문제를 잡고 있었다.
원인을 찾고 정리한 뒤 끝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때부터 다른 곳들이 궁금해졌다.

여기는 괜찮나?
저기는 얼마나 쓰고 있지?

하나씩 확인했다.

결론은 별일 없었다.

그런데 내가 별일이 생기기 전에 이런 걸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나는 언제부터 운영비를 관리하고 있었지?

처음 AI를 사용한 이유는 단순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결과 지금은 플랫폼 두 개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화면만 만들어본 것이 아니다.
사람이 들어오고, 문제가 생기고, 고치고, 다시 굴러가는 데까지 갔다.

그 과정을 두 번 돌았다.

첫 번째에서는 만드는 법을 배웠다.

두 번째에서는 왜 만들어진 뒤가 더 어려운지 알게 됐다.

기능은 완성되는 순간이 있지만
운영은 그런 순간이 없었다.

잘 돌아가던 것도 사람이 늘면 달라졌고,
사소한 선택 하나가 시간이 지나 비용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두 번째부터는
‘되느냐’보다 ‘계속 돌아가느냐’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개발을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그런데 이제 누군가

“됐습니다.”

라고 말하면 그다음이 궁금하다.

어디까지?

“문제없습니다.”

그러면 또 궁금하다.

지금만?

ㅋㅋㅋ

예전에는 몰랐던 질문들이다.

직접 운영해 보니 생겼다.

대표가 모든 일을 가장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알아야 한다.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무엇이 비용으로 바뀌며,
한쪽의 결정이 다른 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면
총괄이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그걸 경영 수업에서 배운 적이 없다.

AI를 쓰다가 배웠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AI와 함께 실제 일을 끝까지 해보다가 배웠다.

여기서 내가 생각했던 AI와
지금 내가 생각하는 AI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일을 대신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갈 수 없었던 곳까지 들어가 보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개발을 몰라도 개발자와 대화할 수 있고,
숫자에 익숙하지 않아도 비용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다.

모른다는 이유로 멈춰야 했던 경계가 많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전문가가 필요 없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전문가가 어디에 필요한지 알게 됐다.

이 차이가 꽤 크다.

그래서 요즘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강해질지 자주 생각한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나는 오히려
하나의 문제를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궁금하다.

자기 전공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과 기술을 연결해서
결국 현실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사람.

예전에는 그런 사람을 ‘이것저것 하는 사람’이라고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I가 한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넓혀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직무와 직무 사이를 건널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전문성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그 과정을 밟고 있었다.

현장에서 문제를 만나고
사무실로 돌아와 숫자를 확인한다.

다시 고치고 내보낸다.

두 개의 플랫폼을 운영하며 이 과정을 두 바퀴 돌고 나니
세 번째에는 무엇부터 봐야 할지가 조금씩 보인다.

이게 재미있다.

AI를 공부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사업을 공부하고 있었다.

바카라으로 배우냐고?

과연? 내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직접 굴려보면서 몸과 시간을 갈아 넣었다. ㅋㅋㅋ

요즘 국가가 AI 인재를 키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는 가끔 다른 상상을 한다.

AI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아예 하나를 맡겨보면 어떨까.

만들어보라고.

사람도 받아보라고.

한번 망가뜨려도 보고,
돈이 어디서 새는지도 찾아보라고.

그리고 다시 살려보라고.

아마 그 과정을 한 바퀴 돌고 나면
프롬프트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나는 어쩌다 두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이제 조금 더 큰 판을
한번 돌려보고 싶어졌다.

AI를 배우다가
회사 운영을 배워버렸다.

참 별일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