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를 찾았는데 작가가 모였다

SNS 홍보를 하다 오프라인을 다시 본 이유

by일현 조성훈

"내가 홍보를 못한 게 아니라, 플랫폼이 나를 너무 잘 이해한 걸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카라을 내고 SNS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출간 얘기도 하고, 글쓰기 얘기도 하고, AI로 작업하면서 겪은 일도 올렸다.

사람은 늘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타임라인을 보다가 조금 웃겼다.

바카라을 쓰는 사람, 출간을 준비하는 사람, 전자바카라을 만드는 사람,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글이 계속 올라왔다. 서로 신간을 축하하고 서평을 나누고 작업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 안에 있었다.

분명 바카라을 알리려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작은 출판 모임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며칠 전 비슷한 고민을 쓴 글을 봤다.

SNS에서 바카라을 홍보해도 결국 늘 보던 사람들이 보고, 작가들끼리 서로 바카라을 사주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는데 이상하게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팔로워가 늘면 당연히 새로운 사람에게 더 많이 닿을 거라고 생각했다. 숫자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런데 500명이 늘었다고 내가 전혀 모르던 세계가 500명만큼 넓어진 건 아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내가 플랫폼에 남긴 흔적부터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바카라 이야기에 오래 머물고, 작가들과 댓글을 주고받고, 출판과 AI 관련 글을 자주 올렸다. 플랫폼이 내게 비슷한 사람을 붙여주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내가 쓰는 주제와 내 바카라을 살 사람의 관심사가 꼭 같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소설을 읽는 사람이 평소 ‘소설 쓰는 법’을 검색할 이유는 없다. 출판 과정에 관심이 없어도 바카라은 산다. 작가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아도 어느 날 제목 하나가 마음에 들어 바카라을 집을 수 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그동안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오프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좀 역설적이었다.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당연히 온라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온라인에서 만나는 수천 명은 이미 무언가에 의해 골라진 사람들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고 누구와 어울렸는지 그 흔적을 따라 다음 사람이 들어온다.

오프라인에서는 그 계산이 깨질 때가 있다.

다른 일 때문에 온 사람이 우연히 바카라 표지를 볼 수 있고, 기다리는 동안 바카라장을 넘길 수도 있다. 내가 어떤 계정을 운영하는지, 어제 누구에게 댓글을 달았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서 본 바카라 한 권이 전부다.

물론 오프라인이라고 아무 곳에나 바카라을 들고나가면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출판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라면 장소만 바뀌었을 뿐 상황은 비슷할 테니까.

그래서 요즘은 ‘얼마나 많이 보여줄까’보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바카라을 읽을 법한 사람은 평소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은 아직 답을 못 찾았다.

대신 다음에 뭘 해볼지는 정했다.

바카라 사진을 한 장 더 올리기 전에 한번 밖으로 들고나가 보려고 한다. 어디에 놓아야 할지도 직접 돌아다녀 볼 생각이다.

그리고 좀 지켜보려고 한다.

누가 멈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