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오플레이스의 여성의류 가게 ‘제이후’를 알게 된 어느 날
몇 년째 가끔 찾아가는 장소가 있다.
딱히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가는 곳은 아니고
머리가 복잡하거나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
가끔 가는 장소이다.
오래 다니다 보니 주변 풍경도 익숙하고
근처에는 지오플레이스도 있다.
서면 지오플레이스에는 투썸플레이스, CGV 영화관,
그리고 통신가게들과 네일아트 및 옷가게들이 있는 곳인데
수없이 지나쳤고
그 안에 있는 가게들도 모두 알고 있는 곳들이다.
그렇다고 그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눠본 적은 거의 없었다.
사람이라는 게 참 이상하다.
몇 년을 같은 장소에서 스쳐도
아무 일도 없을 수 있는데,
어떤 날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계기로
갑자기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오늘도 그랬다.
우연히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다가 내가 AI를 활용해 글도 쓰고, 콘텐츠도 만들고, 마케팅 관련 작업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그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 조금 힘들다고.
광고도 하고 싶고
홍보도 필요하다는 건 아는데,
거기에 쓸 돈이 넉넉하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한번 도와드리지 뭐.'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내가 할 줄 아는 일이 있고,
그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다음이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상호는 제이후.
부산 부산진구 지오플레이스에
실제 여성의류 매장이 있었고,
처음에는 그냥 동네 옷가게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살펴보니 구조가 생각보다 달랐다.
매장에도 옷이 있었지만
사실상 온라인 판매의 비중이 꽤 큰 곳이었다.
네이버 쇼핑과 패션타운을 중심으로
20대부터 40대 여성의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또 내 버릇이 시작됐다.
그냥 보지 못하고
자꾸 구조를 보게 된다.
어떤 옷을 파는지,
누가 많이 찾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상품 이름에는 어떤 표현이 반복되는지,
사람들은 어떤 옷에 반응하는지.
상품들을 하나씩 보다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몸에 과하게 붙는 옷보다는
조금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많았다.
루즈핏,
블라우스,
티셔츠,
원피스,
와이드 팬츠.
특히 30대나 40대 여성이
일상에서 자주 입을 만한 데일리웨어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네이버에
'부산 40대 여성옷'
이라고 검색해 봤다.
나는 사실 옷을 사려고 검색한 게 아니었다.
남자가 여성의류를 볼 이유는 더욱 없지 않은가?ㅎㅎ
이 가게를 사람들이 어떤 단어로 찾을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부산 40대 여성 옷 매장.
부산 40대 여성 옷 온라인.
부산 여성의류 쇼핑몰.
전포동 여성의류.
40대 여성 데일리룩.
이런 단어들을 하나씩 보다 보니
조금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에는 이름이 있지만
사람들은 반드시 그 이름으로 가게를 찾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편하게 입을 옷을 찾고,
누군가는 40대 여성옷을 찾고,
누군가는 부산 여성의류 매장을 찾는다.
그리고 그 질문 끝에서
어떤 가게를 만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비슷하다.
나는 몇 년 동안 그 근처를 오갔지만
제이후라는 가게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도 몰랐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사람을 알게 됐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제야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공간을
다시 보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기로 했다.
블로그에 그분의 이야기를 한번 적어봤고,
사람들이 어떤 검색어로 이 가게를 발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고,
온라인에서 조금 더 보기 좋게 보여줄 방법도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다.
이게 실제 매출로 얼마나 연결될지는 나도 모른다.
검색이라는 것도 늘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게 아니고,
마케팅이라는 것도 무언가 하나 했다고
갑자기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언가 하나 연결해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필요와 기술을 연결하고,
오프라인 가게와 온라인을 연결하고,
누군가의 검색과
어떤 작은 가게를 연결하는 것.
요즘 내가 하는 일들을 보면
결국 대부분 이런 식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것들 사이에서
연결되지 않았던 선 하나를 찾아본다.
이번에는 그 끝에
부산 지오플레이스의 작은 여성의류 가게가 있었다.
몇 년 동안 수도 없이 그 앞을 지나쳤는데
이제는 지나갈 때 조금 다르게 보일 것 같다.
가게 때문이라기보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을
한 명 알게 되었으니까.
✔️일현 조성훈 제이후 블로그 글
https://m.blog.naver.com/say3589/224393384850
✔️일현 조성훈 홈페이지
https://illhyun-joseonghwun.netlify.app/
✔️일현 조성훈 플랫폼